증권선물위원회 심의 문턱을 넘었음에도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최종 안건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발행어음 시장 진출의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사업 인가가 또 한번 미뤄졌다. 사진은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 ⓒ 허프포스트코리아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전날 정례회의에서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인가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해당 인가안은 8일 증선위 심의를 통과했다. 이번 회의에서 최종 확정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높았으나 이례적으로 안건에서 빠졌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7월 인가를 신청한 지 9개월이 넘도록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비슷 시기 인가를 추진했던 키움증권·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은 이미 발행어음 시장에 진입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제재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점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삼성증권 초고액자산가 거점 점포를 검사해 일부 영업점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적발했으며 최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경징계를 의결했다. 이 제재안은 현재 금융위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메리츠증권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관련 불공정거래 의혹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발행어음 사업 인가 관련 안건은 아직 증선위에도 상정되지 못하고 있다.
두 회사가 발걸음을 멈춘 사이 발행어음 시장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올해 초 키움·하나·신한투자증권 등 후발 주자들이 특판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수천억 원 규모를 단기간에 완판하는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발행어음 시장 조달 규모는 50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발행어음 사업자는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 등 7곳이다.
삼성증권이 인가를 획득하면 시장은 '빅8' 체제로 재편되며, 자기자본의 200% 범위 내에서 단기 자금을 조달해 기업금융(IB) 사업에 투입할 수 있게 된다. 삼성증권의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2025년 사업보고서 기준 7조6445억 원으로,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을 요구하는 인가 요건은 이미 충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