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이 운용하는 고가의 무인 정찰 자산인 MQ-4C 정찰기가 페르시아만 상공에서 추락한 것으로 뒤늦게 공식 확인됐다. 단순히 장비 손실을 넘어 이란이 잔해를 회수하게 되면 미국의 핵심 감시역량이 노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군의 MQ-4C 무인 정찰기. ⓒ EPA=연합뉴스
14일(현지시각) 미국 해군안전사령부 보고서에 따르면, 해상무인 정찰항공기 MQ-4C가 지난 9일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정찰하다가 추락했다.
이번 추락은 200만 달러(한화 약 30억 원) 이상 피해가 발생했을 때 매겨지는 A등급 사고로 분류됐다. 무인정찰기인 만큼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MQ-4C 정찰기는 1대당 가격이 2억3800만 달러(한화 약 35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군은 이 정찰기를 약 20대 운용하고 있다.
미국 무인항공기 전문매체 드론 엑스엘에 따르면 MQ-4C 정찰기는 미 해군 감시체계의 핵심 플랫폼이다. 해상 장기 작전에 특화 설계된 이 무인 정찰기는 30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하며, 최고 1만7천m 높이에서 운용돼 적에게 쉽게 탐지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단 한 번의 출격으로 서울시 전체 면적의 8배가 넘는 면적인 약 5200㎢을 감시할 수 있어 해상 무역로와 군사활동을 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
군사전문가들은 이번 무인 정찰기 추락 잔해가 이란을 비롯한 적대세력에게 넘어간다면 '정보 유출 재앙'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 국방전문 매체 더워존은 "만약 적대세력이 이 정찰기 내부 시스템을 온전하게 건져낸다면, 심각한 정보손실로 직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MQ-4C 정찰기에는 정밀 센서 외에도 각종 전자신호 정보와 암호화 체계가 내장돼 있어 역설계(리버스 엔지니어링)를 통해 미군의 감시역량이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추락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협상이 진행되는 민감한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인도매체 퍼스트포스트는 "불안한 휴전 국면에서 이처럼 고급 정보 자산을 잃은 것은 전략적·정보적 측면 모두에서 우려를 낳는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