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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이 2년 반 전에 물적분할로 분리했던 연구개발(R&D) 자회사를 다시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R&D 조직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가운데, 최근 결정된 정부의 제네릭 약가 인하 방침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혁신형 제약기업 특례를 받기 위해 연구개발비 비중을 높이려는 결정이라는 것이다. 

이 회사 오너 3세인 윤웅섭 대표이사 회장은 앞으로 회사의 전문의약품 비중을 늘리고 R&D 투자를 늘려 약가 인하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고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일동제약 회장 윤웅섭이 약가 인하에 대응하는 방법 : 3년 전 떼어낸 R&D 자회사 다시 품어 '혁신 특례' 노린다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회장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13일 이사회를 열고 신약 R&D 자회사인 유노비아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합병은 일동제약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를 흡수합병하는 것이어서 신주 발행 없는 소규모 합병 방식으로 진행한다. 합병 비율은 1대 0이고, 합병기일은 6월16일이다. 

이번 합병 결정을 두고 시장에서는 뜻밖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일동제약이 물적분할을 통해 유노비아를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노비아는 일동제약이 신약 R&D 조직 운영의 유연성을 높이고 외부 투자를 유치하고자 이를 떼어내 2023년 11월1일 설립한 회사다. 

◆ R&D 조직 통합으로 비용 절감, 시너지 효과 도모

이번 합병 결정의 배경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이번 합병은 R&D 조직을 통합해 조직체계의 의사결정 경로를 간소화하고 중복되는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일동제약은 4월1일자로 사장급 R&D본부장을 외부에서 영입하기도 했다. 새로 합류한 박재홍 사장은 통합된 R&D 조직을 이끌 중책을 맡게 됐다. 

유노비아의 재무 상황이 지난해 꽤 좋아진 것도 합병의 배경으로 보인다. 유노비아는 설립 후 만성적인 적자구조에 있었으나, 지난해 5월 대원제약과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신약후보물질(ID120040002)의 국내 개발 및 상업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대원제약이 임상 3상과 국내 제조·판매를 담당하고, 유노비아는 계약금과 로열티를 확보하는 협력 구조가 만들어지면서다. 

유노비아의 파이프라인, 그중에서도 비만치료제 신약후보물질(ID110521156)을 일동제약이 직접 보유하는 것이 일동제약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노비아의 비만치료제는 주사제가 아닌 먹는 약(경구형)이라는 장점이 있고, 당뇨병 치료제로서 경쟁력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유노비아는 P-CAB 궤양치료제(ID120040002)와 GLP-1 수용체 작용제(ID110521156)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다. P-CAB 치료제는 임상 3상에 진입했고 비만치료제는 1상 진행 중이다.

일동제약은 이들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을 포함한 상업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노비아보다는 일동제약 차원에서 상업화를 진행하는 것이 더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중복상장이 어려워진 대외적 상황도 이번 합병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본다. 정부는 앞으로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금융위원회 주도로 거래소 상장·공시 규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6월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장기적으로 기업공개가 어렵다면 굳이 모회사-자회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복잡하게 할 이유가 사라진다. 

◆ 제네릭 약가 인하 결정이 중대한 외부 변수 작용

이런 여러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번 합병에는 최근 정부의 약가 인하 결정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의결했는데, 이번 방안의 핵심은 현행 오리지널 의약품의 53.55%인 제네릭 약가를 45% 수준까지 최대 10년 동안 단계적으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일동제약 역시 약가 인하의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이 회사 매출 중 전문의약품(ETC)과 일반의약품(OTC) 매출 비중은 2024년 기준으로 각각 54%, 39%이며, 전문의약품 매출 중 55% 내외를 제네릭이 차지한다. 전체 매출의 약 30%를 제네릭에 의존하는 구조다. 

그런데 정부의 약가제도 개선안에는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해서는 특례를 적용해 인하 속도를 늦추는 안이 포함돼 있다. 혁신형 제약기업의 경우 4년간, 준혁신형 제약기업은 3년간 유예기간을 받는 특례가 적용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26일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기준 개편방안을 담은 제약산업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관련 고시(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등에 관한 규정)를 입법예고 및 행정예고했다. 그 내용을 보면 향후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크게 △R&D 투자 △R&D 전략과 활동 △특허와 기술이전·수출 등 기술적·경제적 성과 △사회적 책임 이행 등을 심사받아야 한다.

그중에서도 R&D 투자 규모와 연구인력 및 연구생산시설, R&D 비전과 중장기 전략, 외부 제휴·협력 활동, 임상시험 건수, 포트폴리오의 혁신성 등 R&D 전반에 관한 평가 비중이 가장 크다. 

이 때문에 일동제약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올리는 등 R&D 중심 조직으로 체질을 개선해 제네릭 약가 인하의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비록 유노비아가 100% 자회사이지만 R&D 비용이 모회사 기준으로 인정될지 명확하지 않아 불확실성을 없애는 결정을 내렸다는 해석이다. 

일동제약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유노비아 분리 전인 2022년 19.67%, 2023년 16.30%에 달했으나 2024년 1.54%로 수직 하락했다. 2025년 6.54%로 다소 올랐지만 여전히 낮은 상태로 개선이 절실하다. 유노비아 합병이 이뤄지면 예전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와 한 통화에서 “이번 합병은 약가 개편안 등 제도적인 변화, 경영 환경과 시장 여건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불확실성에 대처하고자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일동제약의 합병 결정은 R&D 자회사를 둔 다른 제약기업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맞닥뜨린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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