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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성모독'에 전 세계 종교계와 정치권이 경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을 향해 비난에 이어 자신을 '예수'로 묘사한 그림을 SNS 계정에 올렸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외 거센 비판에 끝내 게시물을 삭제했다. 

트럼프, 자신을 예수로 빗댄 그림 끝내 삭제했다 : 종교계·우방국마저 '신성모독' 비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트루스 소셜에 자신을 예수로 빗댄 이미지를 올렸다(왼쪽), 레오 14세 교황 ⓒDonald J. Trump 트루스 소셜 계정/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각) 자신의 SNS인 트루스 소셜에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에 빗댄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를 게시했다가, '신성모독'이라는 거센 비판이 쏟아지자 결국 이를 삭제했다.

해당 이미지에서 트럼프는 병상에 누운 환자의 머리에 손을 얹어 치유하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배경에는 미국 국기와 독수리, 전투기, 자유의 여신상 등을 배치해 자신을 마치 메시아(구원자)처럼 묘사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가톨릭 신자뿐만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신성모독적인 행위", "그는 전형적인 사탄처럼 보인다", "트럼프는 드디어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 "그는 이미 자신을 교황이라고 묘사했었는데 이제는 예수라고까지 칭하고 있다"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보수적 복음주의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도 이번 AI 이미지를 두고 '선을 넘은 신성모독'이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마조리 테일러 그린 전 의원 등 과거 트럼프의 충성파로 분류되던 인사들까지 공개적인 규탄 대열에 합류하면서 종교적 신념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한 트럼프의 행태가 지지층 내 기독교 우파 세력 이탈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종교적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5월, 프란치스코 교황 서거 후 차기 교황 선출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도 자신을 교황 복장으로 합성한 사진을 올려 가톨릭계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레오 14세 교황을 겨냥해 "범죄 대응에 무력하고 외교 정책은 형편없다"며 "내가 백악관에 없었다면 레오도 바티칸에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주말 레오 교황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전쟁 가능성을 두고 "전능하다는 망상(delusion of omnipotence)"이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한 응수로 풀이된다. 교황이 특정 국가의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고, 이에 대통령이 맞대응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예수 AI 생성 이미지 게시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건 묘사가 아니라 바로 나였다"며 "그건 사람들을 낫게 해주는 의사로서의 내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자신을 예수로 빗댄 그림 끝내 삭제했다 : 종교계·우방국마저 '신성모독' 비판
레오 14세 교황이 13일(현지시각) 알제로 향하는 기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레오 14세 교황은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13일 알제리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교황은 이어 "모든 이들이 평화와 화해의 방법을 찾고 전쟁을 피할 길을 모색하도록 하는 일을 절대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평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종교계와 국제사회의 규탄도 이어졌다.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USCCB)는 레오 14세 교황을 옹호하며, 교황은 정치적 라이벌이 아니라 "복음의 진리를 전하는 그리스도의 대리자"라고 발표했다. 이탈리아 가톨릭 주교회의(CEI) 또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교황의 사목 활동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이슬람 국가의 수장임에도 불구하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역시 13일 SNS를 통해 "위대한 이란 국민을 대표하여 귀하께 가해진 모욕을 규탄하며, 평화와 형제애의 예언자인 예수를 모독하는 행위는 그 어떤 자유인에게도 용납될 수 없는 일임을 선언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의 우군이었던 이탈리아 정치권마저 정파를 막론하고 등을 돌렸다. '이탈리아의 트럼프'로 불리며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해온 극우 성향의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조차 같은 날 "평화와 갈등 해결을 위해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레오 교황"이라며 "수십억 가톨릭 신자들의 영적 지도자이자 평화의 상징인 교황을 공격하는 것은 유익하지도 지성적이지도 않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평소 이념적 궤를 같이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거룩한 교황께 한 발언은 용납될 수 없다"며 "교황은 가톨릭 교회의 수장이며, 평화를 촉구하고 모든 형태의 전쟁을 규탄하는 것은 교황으로서 당연하고 적절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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