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본시장 역사상 유례없는 '해외 기업 공모'를 둘러싸고 국내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양국의 IPO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 검토가 필요한 만큼 금융당국의 고심 또한 깊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일론 머스크의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 공모주를 국내에 들여오려는 파격적 행보에 나선 상황에서, 시장 자율을 중시하는 미국식 모델과 개인 투자자 보호를 우선하는 한국식 규제 체계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것이 성패의 핵심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국내 공모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관련 법률검토를 시작했다. ⓒ미래에셋증권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미래에셋증권이 타진 중인 스페이스X의 국내 공모 절차와 관련해 현행법상 실현 가능성을 두고 법률 검토를 시작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공모 물량의 상당 부분(약 30%)을 개인들에게 할당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소위 '서학개미'들이 이 물량을 직접 배정받을 수 있을지와 관련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약 7조5천억 원 규모의 물량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고심하고 있는 이유는 한국과 미국의 IPO 제도가 철학부터 운영 방식까지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정보 공개의 적정성만을 심사하고 공모가 산정 등은 시장의 자율에 맡기는 구조인 반면, 한국은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를 엄격히 심사하며 공모가 산정 근거와 수요예측 방식 등을 법령과 규정으로 상세히 통제한다.
특히 한국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개인 투자자(일반청약자)에게 일정 비율 이상의 물량을 의무적으로 배정해야 하지만, 미국은 주관사가 기관 투자자 위주로 물량을 나누어주는 ‘북빌딩’ 관행이 지배적이기도 하다.
스페이스X의 상장은 6월 즈음으로 예상되는데, 국내 법규에 따른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 기간(최소 15영업일)을 확보하고 정보 공시 수준을 국내 기준에 맞추는 것이 물리적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