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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은행 출신들로 나뉘어 있는 분열과 반목의 정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으로 실추된 은행의 신뢰.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취임 당시 제시했던 우리은행의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그리고 정 행장은 취임 1년 동안 그 과제들의 해결에 매진해왔다.

정 행장의 2년 임기 가운데 1년 하고도 3개월여가 지난 지금, 정 행장은 우리은행의 오랜 분열의 뼈대인 '계파 갈등'을 수습하고 전임 경영진이 남긴 '내부통제 부실'이라는 꼬리표를 지우기 위한 조치에 나서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굵직한 난제들을 성공적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은행장 정진완 고위직 비위 원천봉쇄로 신뢰 높였지만 '순이익 2조 규모' 수모 : 연임 위한 '실적 도약' 시간 얼마 안 남았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취임 첫 해에 우리은행의 근본적 문제 두 가지를 해결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프포스트코리아

10일 금융권에서는 정 행장의 연임을 위한 마지막 퍼즐은 바로 뼈를 깎는 쇄신의 기간, 잃어버린 '실적'을 되찾는 일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 행장의 임기는 올해 말일까지다.

◆ 20년 묵은 파벌주의 타파, '출신 지우기'와 '동우회 통합'으로 결속력 다져

1998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대등 합병 이후 지속되어 온 파벌 싸움은 우리은행을 오랫동안 병들게 했던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이 뿌리 깊은 계파 갈등은 과거 발생했던 대규모 채용 비리나 전직 경영진의 부당대출 사태 등 은행의 근간을 흔들었던 대형 사고들의 배경으로 지목돼왔다.

입행 직후 합병을 경험해 상대적으로 파벌 논리에서 자유로웠던 정 행장은 취임과 동시에 철저한 '능력 중심' 조직으로의 개편을 선언했다. 그는 임직원 인사기록에서 출신 은행은 물론 학력과 출신 지역 등 업무 역량과 무관한 모든 항목을 지워버리는 강수를 뒀다.

여기에 더해 20년 넘게 각자의 길을 걸으며 파벌주의를 고착화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온 양측 퇴직자 모임을 지난해 말 '우리은행 동우회'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통합하는 데 성공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강조해왔던 과제이기도 했던 이 통합 작업을 통해 정 행장은 실질적으로 내부 결속을 다지는 기틀을 마련했다.

◆ 윗선까지 겨냥한 강도 높은 내부통제, 내부 인원에 의한 금융사고 '0' 달성으로 손태승 '망령' 지웠다

손태승 전 회장이 부당대출 사건에 연루되며 바닥으로 떨어졌던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정 행장은 그동안 일반 실무자에게 향해왔던 내부통제의 칼날을 '고위 임원진'으로 돌리는 강수를 뒀다.

정 행장은 그룹 윤리경영실과 연계해 고위직의 비위를 익명으로 폭로할 수 있는 핫라인을 신설하여 상시 감시 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특정 인물이 업무를 독점하면서 발생하는 금융사고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핵심 부서장, 팀장급을 대상으로 장기 휴가를 떠나도록 권고하고, 해당 리더가 휴가를 갔을 때 업무 전반을 샅샅이 감사하는 '블록리브(Block Leave)' 제도를 도입했다.

이러한 고강도 쇄신책이 안착하면서 우리은행은 2025년 (국내 기준)내부 직원으로 인한 금융사고 '제로(0)'를 달성했다. 추락했던 은행의 이미지를 서서히 회복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 뼈를 깎는 체질 개선의 대가, '3조 클럽' 이탈과 수익성 악화

하지만 수십 년 묵은 조직의 잔재를 청산하고 체질을 완전히 뒤바꾸는 과정에서 치러야 했던 재무적 출혈은 컸다. 지난해 KB국민, 신한, 하나 등 주요 경쟁 시중은행들이 모두 순이익 성장을 이뤄낸 반면, 우리은행은 홀로 전년 대비 14.2% 급감한 2조607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3조 클럽'에서 밀려나는 수모를 겪은 것이다.

이러한 수익성 악화는 선제적 위기 대응을 위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은 데다, 이월된 희망퇴직금 정산,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AX) 투자 등 일회성 및 인프라 구축 비용이 한꺼번에 반영되며 판매관리비가 14% 이상 폭증한 탓이다. 

또한 부실 우려가 큰 부동산 임대업 중심의 대출 자산을 2025년 한 해 동안 약 6조4천억 원 정도 덜어내는 등 여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도 수익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지주 전체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덩치를 키웠지만, 정작 핵심 계열사인 은행이 그 '종합금융그룹 전환'의 비용을 짊어지며 '성장의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 '준비는 끝났다', 2026년 정진완 우리은행의 대반격 향방은

결국 정 행장이 올해 연임을 확정 짓고 나아가 차기 지주 회장으로 향하는 '로열 로드'에 무사히 진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시적 실적 반등을 이뤄내야만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행장은 지난해 대대적 자산 리밸런싱을 통해 자본적정성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12.9%까지 끌어올리면서 새로운 대출 여력을 대규모로 확보했다. 정 행장은 이를 바탕으로 기존의 낡은 영업 관행을 버리고, 이종 산업과의 적극적 제휴를 통해 새로운 고객 접점을 창출하는 창의적 마케팅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국가 경제의 화두인 AI와 반도체 등 '생산적 금융' 분야에 자금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우리은행이 100년 동안 지켜왔던 상징적인 '서울시금고' 자리를 올해 반드시 재탈환해 경쟁 은행들과 벌어진 격차를 단숨에 따라잡겠다는 복안도 마련했다.

서울시금고는 1915년부터 무려 104년 동안 우리은행이 도맡아왔지만 2018년 5월, 신한은행이 새로운 서울시금고로 지정되며 자리를 내줬다. 서울시금고 지정을 위한 제안서 접수는 5월4일 시작되며, 여기서 선정되는 은행은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서울시의 세입·세출과 자금 관리 등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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