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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회장이 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을 양대 축으로 삼아 수주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원전 주기기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원전 사업을 경영의 핵심으로 삼아 미래 성장을 견인할 '수주곳간'을 두둑이 채우는 데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글로벌 AI 인프라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의 급증은 원전을 24시간 가동 가능한 '무탄소 기저발전'으로 재소환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형·미국형 원전 주기기의 주력 공급자이자 글로벌 원전 시장의 확대 국면에서 수혜를 누릴 수 있는 경쟁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에너빌리티 수주 곳간 확장일로, 박지원 AI 시대 타고 '대형원전' 'SMR'로 성장세 가속화한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회장. ⓒ두산에너빌리티

박 회장은 2030년까지 원전 부문에서만 두산에너빌리티 전체 목표의 2배가 넘는 27조 원 이상의 수주잔고를 채우겠다는 공격적 청사진을 제시하고 중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급 수주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14조7280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신규수주를 확보했다. 2023년 7조1314억 원의 성과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이고 당초 계획했던 10조7천억 원의 목표도 크게 웃돌았다.

올해도 이런 기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신규수주 목표로 13조3천억 원을 세운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15조 원 이상의 일감을 추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두산에너빌리티의 신규수주 규모를 16조 원으로 예측하면서 "1분기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보다 20% 증가한 신규수주 2조1천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남은 2~4분기 신규수주를 늘려 연간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박지원 회장은 대형원전 주기기 역량을 토대로 수주곳간을 확대해왔다. 올해 내놓은 2026~2030 중기 사업목표에서도 원전을 중심에 두고 있으며 증권업계에서도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장 큰 성장동력'으로 원전을 꼽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두산에너빌리티 수주잔고는 2023년 말 16조1천억 원에서 지난해 말 23조 원으로 43% 뛰었다. 이 사이 원전 사업 수주잔고는 6조1천억 원에서 11조2천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불어났다.

대표적으로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12월 체코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원자로 증기공급계통(NSSS)과 터빈 발전기 일감을 따냈다. NSSS 4조9290억 원과 터빈 발전기 7111억 원을 합쳐 모두 5조6401억 원으로 지난해 신규수주의 3분의 1을 넘는 대형 성과다. 올해도 두산에너빌리티가 설정한 신규수주 목표 13조3천억 원 가운데 원전 사업이 4조9천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박 회장은 2030년까지 두산에너빌리티 수주잔고를 연간 매출 기준으로 4.1년치에 이르는 47조7천억 원까지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 가운데 원전 사업 일감으로 절반이 넘는 27조2천억 원까지 채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 회장이 두산에너빌리티 원전 수주에 자신감을 보일 수 있는 이유는 AI로 대전환기를 맞이해 안정적 발전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원전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팀코리아' 일원으로도, 미국 원전 시장 가치사슬(밸류체인)에서도 모두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역량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24시간 중단 없이 전력 공급이 필요한 AI 데이터센터가 전 세계적으로 확장 추세를 보이면서 원전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원전은 높은 초기 비용과 긴 공사 기간에도 안정적이면서 무탄소 발전원으로서 AI 시대 전력 수요를 감당할 방안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세계원자력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원전 설비 용량은 지난해 416GWe(기가와트)에서 2050년 1477GWe까지 3.5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원전 분야에서 국내 원전 관련 기업들의 시장은 크게 두 개로 나뉜다. 팀코리아가 한국형 원전(APR1400·APR1000)을 들고 나서는 수주와 원천기술기업 웨스팅하우스의 미국형 원전(AP1000) 가치사슬에 속하는 일감이다.

박 회장은 국내 유일의 원전 주기기 제작기업 수장으로서 두 파이프라인 모두에서 두산에너빌리티의 대형원전 신규수주를 이끌 수 있는 셈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중심이 된 팀코리아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확정된 국내 신규원전 2기를 포함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체코, 튀르키예, 베트남 등의 원전 프로젝트의 수주를 타진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형 원전 수주 1기당 국내에서는 2조 원, 해외에선 2조8천억 원가량의 수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웨스팅하우스는 현지 10기를 포함해 세계에서 20기 이상의 신규원전 사업에 참여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웨스팅하우스의 원전 1기당 9500억 원가량의 일감을 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두산에너빌리티는 2024년 미국 조지아주에 완공된 웨스팅하우스의 보글(Vogtle) 원전에 주기기를 공급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는 팀코리아의 8기 수주, 웨스팅하우스의 10기 수주를 가정하면 각각 20조 원, 9조 원 이상의 수주를 인식할 수 있다"며 "두산에너빌리티는 팀코리아의 원전 수출 증가와 미국 내 원전 건설 확대 기회를 동시에 누릴 수 있어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회장은 SMR 사업에서도 적극적으로 기회를 찾고 있다. SMR은 대형원전과 비교해 크기를 줄이고 주요 기기를 하나의 모듈로 통합해 안정성을 높이면서도 제작 기간과 입지 제약을 완화하는 장점을 지닌다. AI 인프라 확대가 속도전 양상을 보이면서 빠른 전력 대응이 필요할 때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선도기업인 미국 뉴스케일파워, 테라파워, 엑스에너지와 모두 공식적으로 협력관계를 맺으며 차세대 원전 시장에서 성과를 낼 채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전업계에서는 올해 안에 가시화할 두산에너빌리티 SMR 수주로 뉴스케일파워의 루마니아 도이세슈티 프로젝트, 테라파워의 미국 와이오밍주 프로젝트가 거론된다.

박 회장은 지난해 8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엑스에너지, 한수원, 아마존웹서비스와 SMR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자리에 참석해 "두 나라 정부의 관심과 지원 속에 SMR 사업화 속도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 협약이 두 나라 에너지 산업 협력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두산의 검증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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