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은 무조건 현대로 가야 한다." "5구역은 DL이다. 조합원들 의지가 그렇다."
압구정5구역 재건축 사업을 두고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갑론을박이다. DL이앤씨와 현대건설이 경쟁 입찰을 벌일 것이 확실시되면서 압구정5구역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DL이앤씨의 행보다. DL이앤씨가 경쟁 수주에 참여하는 것도 이례적일뿐 아니라 현대건설과 약 6년 만에 리턴 매치를 펼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DL이앤씨 임직원들이 2월1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5구역 인근에서 조합원들에게 출근길 인사를 하는 모습. ⓒDL이앤씨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5구역 재건축 사업이 10일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하는 가운데 DL이앤씨와 현대건설이 경쟁 입찰을 펼칠 것이 확실시된다.
DL이앤씨는 선별 수주 기조 아래 최대한 경쟁 입찰을 자제해온 건설사로 평가된다. DL이앤씨가 최근 10대 건설사와 수주전을 한 사례는 2021년 8월 서울 북가좌6구역 재건축 사업에서 롯데건설을 꺾은 것이 전부다.
그런 DL이앤씨가 압구정5구역 재건축 참전을 선언한 것이다. 경쟁을 피하며 사업지를 신중하게 골라온 DL이앤씨를 움직일 만큼 압구정의 입지적‧사업적 중요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2020년 DL이앤씨(당시 대림산업)는 한남3구역에서 현대건설에 패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검찰 수사를 거쳐 재입찰했지만 2차 결선 투표에서 조합원 47.2%의 지지를 얻어 52.8%의 지지를 얻은 현대건설 '디에이치'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6년 만의 설욕전에 나선 DL이앤씨는 이번에도 결코 쉽지 않은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브랜드처럼 굳어진 '압구정현대'라는 이미지를 걷어내고 압구정에는 생소한 '아크로' 깃발을 꽂는 것이 관건이다.
DL이앤씨가 압구정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한강변 하이엔드 주거 벨트'로서 압구정의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간 아크로의 브랜드 파워가 한강변을 중심으로 형성돼 왔던 것도 DL이앤씨가 압구정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각각 아리팍, 아리뷰, 아서포로 불리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 리버파크', 잠원동 '아크로 리버뷰 신반포',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 서울포레스트'가 아크로를 하이엔드 브랜드로 각인시킨 3대장으로 꼽힌다. 특히 아리팍은 평당 1억 시대를 처음 연 상징적 단지이기도 하다.
단순히 상징성을 넘어 실질적 수주 실적 측면에서도 압구정5구역의 무게감은 상당하다. DL이앤씨의 도시정비 수주 실적은 2024년 1조1809억 원에서 2025년 3조6848억 원으로 상승해왔다.
올해 DL이앤씨는 도시정비 수주 목표액으로 지난해 수주액보다 55%가량 높은 5조 7천억 원을 제시했다. 압구정5구역의 예정 공사비가 1조4960억 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업에 선정됐을 때 연간 목표치의 4분의1 이상을 채우게 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압구정이라는 입지가 워낙 상징성이 크다고 생각해서 경쟁을 감안하고 나선 것"이라며 "압구정5구역 재건축은 단순한 재건축 사업을 넘어 대한민국의 부촌 지도를 새롭게 쓸 상징적인 프로젝트로 평가하며 수주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