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는 국내 상장사 중 상위 0.5%에 해당하는 독보적 지배구조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한국ESG기준원(KCGS)이 발표한 지배구조(G) 등급에서 포스코홀딩스는 '매우 우수(A+)'를 획득했다. 760개 조사 대상 중 최고 등급인 'S'가 전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국내 최상위권이다. 금융사를 제외하고 A+를 받은 기업이 단 4곳뿐이라는 점은 포스코의 지배구조가 얼마나 탄탄한지를 보여준다.
실제로 포스코홀딩스는 지배구조 면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오명에서 벗어나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은 2024년 취임 첫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해, 회장 후보 공개모집 방식과 사외이사 후보 주주추천 자격을 확대하는 등 지배구조 선진화 노력을 보여줬다. '지배구조 모범생'이란 평가도 이때 나왔다.
문제는 장 회장의 밸류업 노력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장 회장 취임 직후 42만8천 원이었던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25일 현재 20%가량 떨어진 상태다. 지배구조 선진화 노력이 실적 악화에 묻히며 빛을 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24일 열린 제58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25일 포스코홀딩스에 따르면 전날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장 회장의 임기가 단 1년 남은 가운데, 장 회장이 전사 역량을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사업에서의 실적 반등에 쏟을 것으로 보인다.
장 회장은 24일 열린 제5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철강과 이차전지소재를 양대 축으로 하는 '2 코어' 사업의 성장 기반을 다졌다"며 "2026년을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변곡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철강과 이차전지소재의 수익성 반등을 올해 목표로 내세운 것이다. 장 회장은 북미·인도 중심 철강 합작투자, 아르헨티나 리튬 상업 생산 등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처럼 장 회장이 턴어라운드 로드맵을 제시한 배경에는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수익성 악화에 대한 절박한 위기감이 깔려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002년 포스코가 지주사 체제 전환을 준비하기 훨씬 이전부터 지켜온 심리적 마지노선인 2조 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철강 수요 부진과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파상공세, 이차전지소재 부문의 캐즘이 맞물린 결과다.
여기에 지난해 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한 잇따른 중대재해 사고는 기업가치 평가에도 큰 오점을 남겼다. 이재명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장 회장 리더십도 현장 안전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론을 피해갈 수 없었다.
'지배구조 모범생'이라는 명예로운 평가에도 결국 밸류업 측면에서 장 회장이 현재까지는 '실패했다'고 여겨지는 이유다. 투명한 지배구조라는 뼈대를 세웠음에도 그 위에 실적이라는 살을 붙이지 못한다면, 장 회장의 3년은 '밸류업 효과가 반영되지 못한 모순적 기간'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다행인 것은 아직 장 회장에게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올해를 기점으로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올해 초 증권업계는 포스코홀딩스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에서 중국의 감산 및 수출허가제 시행으로 공급 부담이 축소되고, 이차전지소재는 리튬 공장들이 본격적으로 가동률이 상승할 것"이라며 "2026년은 실적 회복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권지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악재를 모두 비워냈다"며 "2026년 영업이익은 대규모 일회성 비용 제거와 리튬 판매 확대, 구조조정 효과가 맞물리며 확실한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