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그룹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피하고자 성기학 회장과 그 가족이 보유한 회사들을 의도적으로 소속회사에서 누락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성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왼쪽)과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부회장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24일 공정위에 따르면, 성 회장은 2021~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2021년 69개 사, 2022년 74개 사, 2023년 60개 사 등 총 82개 사(중복제외)를 소속회사 현황에서 누락했다.
이들 82개 회사는 성 회장 본인 소유 1개, 친족 소유 42개, 임원 소유 39개로 구성됐다.
성 회장은 2022년까지 지주회사 등 5개 주력 계열사만을 소속회사 현황에 포함한 자료를 제출했다. 해당 계열사는 영원무역홀딩스, 영원무역, 영원아웃도어, 스캇노스아시아, 와이엠에스에이 등이다. 2023년에도 28개 계열사를 제출하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2021년에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됐어야 할 영원무역그룹이 2024년에서야 지정됐다고 공정위는 보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성 회장이 3년간 지정자료에서 누락한 82개 회사의 자산 합계액은 총 3조24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공정위가 동일인의 지정자료 허위 제출행위를 적발한 건 중 역대 최대규모다. 또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3년 동안 회피한 것도 영원무역그룹이 최초다.
특히 공정위는 영원무역그룹의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회피로 2023년 성 회장의 차녀인 성래은 부회장에 대한 지분 증여 등 경영 승계 과정이 공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성 부회장은 2023년 3월 성 회장이 소유하고 있던 와이엠에스에이 지분 50.01%를 증여받으면서 와이엠에스에이의 최대주주가 됐다. 와이엠에스에이는 지주회사인 영원무역홀딩스의 최대주주(29.39%)로서 옥상옥 형태로 자리잡고 있는 가족회사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인 기업집단에 적용되는 제도다. 공정위는 해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지정해 발표하는데, 각 기업집단은 그 지정을 위한 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동일인(총수 또는 최상단법인)이 사실상 그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회사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여기에서 ‘사실상 지배’는 △동일인 및 동일인관련자가 30% 이상 지분을 소유하거나 최다출자자인 회사 △대표이사 또는 임원의 50% 이상을 선임하거나 선임할 수 있는 회사 △동일인이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이나 업무집행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 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동일인관련자는 친족(동일인의 배우자, 4촌 이내 혈족, 3촌 이내 인척), 동일인과 친족이 사실상 지배하는 비영리법인·단체·계열사와 그 임원 등을 포함한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기업집단 일반현황, 임원 및 이사회 현황, 주식 소유 현황, 특수관계인 거래 현황 등을 매년 또는 매분기 공시해야 한다. 아울러 기업집단 내 비상장회사의 중요 경영사항, 기업집단 내 대규모 내부거래, 동일인의 특수관계인의 거래 등에 대한 공시 의무도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