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1심 재판 뒤 처음으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3시간을 끌었지만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났다. 회의 시간 가운데 절반 이상이 당이름 개정에 대한 지도부의 설명으로 채워졌고, 이에 '김빼기'를 한다면서 반발해 퇴장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3일 오전 10시40분 송언석 원내대표의 공개발언으로 의원총회를 시작 한 뒤 점심시간을 거른 채 오후 1시35분까지 이어갔다.
애초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당이름 개정 여부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더불어민주당의 입법처리를 두고 대응 방침을 논의할 목적으로 소집됐다.
하지만 국민의힘 브랜드전략 태스크포스(TF)가 당이름 개정 업무와 후보군 제시, 채택 취지 등을 설명하는 것에 상당부분 시간이 할애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은희 의원은 의원총회 도중 회의장을 박차고 나와 기자들에게 "당이름 개정에 대한 설명을 짧게 해달라고 했는데도 1시간20분 가까이 하고 있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논의할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조은희 의원은 그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오늘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수호' 노선으로 지방선거를 치르는 것이 맞는지를 두고 국회의원 비밀투표와 전 당원 투표를 제안하고자 했다"며 "그러나 이를 논의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입틀막' 의원총회나 다름 없었다"고 글을 올렸다.
조경태 의원도 의원총회 도중 나와 "회의장 안에서 '윤석열 내란 수괴범'과 절연하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에서 참패한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비판받았다"며 "의원총회에서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 단절)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논의해야 하는데 당 지도부가 다른 이야기로 시간 끌기를 하는 것 같다"고 짚었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한 비판을 자제하라는 의원도 있었다.
윤상현 의원은 기자들에게 "다음 선거를 이끌어갈 체제는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라며 "전쟁 중에 장수를 바꿀 수 없는 만큼 지도체제 개편이나 사퇴는 답이 아니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민주당이 사법파괴를 하고 삼권분립 체계를 흔드는 상황에서 당내 갈등이 자꾸 문제시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의원총회 진행방식과 논의내용을 두고 설왕설래하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초 결론을 내리기로 했던 당이름 개정 여부 등에 대한 의원들의 총의를 모으지는 못했다. 의원총회가 끝날 때 쯤 남아 있는 의원들은 30명 남짓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