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가 7조 원을 들여 건설한 캐나다-미국 연결 교량의 개통을 불허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중국과 밀착하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본보기 삼아 동맹국을 압박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고디 하우 국제대교.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 한 것.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시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미국이 캐나다에 제공한 모든 것을 보상받고 캐나다가 미국을 공정하게 존중할 때까지 하반기 예정된 '고디 하우 국제대교'의 개통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고디 하우 국제대교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와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연결하는 다리로, 캐나다 출신의 전설적 아이스하키 선수에서 이름을 따왔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이 교량은 캐나다 정부가 2018년부터 약 47억 달러(한화 약 7조 원)을 들여 만든 다리로, 캐나다와 미시간주가 공동으로 소유하게 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디 하우 국제대교의 개통을 막으려는 것은 최근 마크 카니 총리가 중국과 가까운 경제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에 대한 반발로 읽힌다.
캐나다는 그동안 원유 수출의 90% 가량을 미국에 보냈는데, 미국이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함과 동시에 베네수엘라 원유를 수입하려 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이 때문에 카니 캐나다 총리는 원유 수출의 활로를 찾기 위해 중국과 관계개선에 착수했다.
실제 카니 총리는 지난달 16일 중국을 방문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연 자리에서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선언했다. 두 정상은 이 자리에서 중국산 전기차와 캐나다산 유채씨에 대한 관세 인하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두고 캐나다를 향해 관세 위협을 하면서 견제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니 캐나다 총리가 중국과 무역합의를 이루고 싶어 하지만 중국은 캐나다를 산 채로 먹어버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고디 하우 국제대교 개통 불허 압박도 같은 선상에 있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하지만 디트로이트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고디 하우 국제대교 개통 막는 것을 두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대의견이 있어 주목된다.
공화당원인 릭 스나이더 전 미시간 주지사는 디트로이트뉴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국제대교 개통저지 접근법'은 주로 미국인들에게 해를 끼치는 방향이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미국과 캐나다 사이 경제 갈등은 비단 그들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에 한국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카니 총리를 본보기 삼아 동맹국을 압박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는 실용적 외교노선을 바탕으로 중국과 최근 관계개선에 나서고 있는데 자칫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감을 살 위험도 있다고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한국의 미국을 향한 '투자지연'에 대해서 관세인상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볼 수 있듯이, 외교정책이 미국 행정부와 엇박자를 낼 경우 국익에 손해될 수 있어 영리한 외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