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달원 HK이노엔 대표이사 사장이 자사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으로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케이캡의 신약허가신청서(NDA)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
케이캡이 국내 제약사의 신약인 데다 미국 내 적응증 확보에 따라 글로벌 블록버스터(연 매출 10억 달러 이상) 등극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업계의 관심은 크다.
만약 FDA 승인을 획득하면 케이캡은 국내 개발 신약으로서 미국에서 허가를 받은 10번째 의약품이 된다.
HK이노엔은 2027년 1월 허가 취득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케이캡의 미국과 캐나다 판권은 HK이노엔의 현지 파트너사인 세벨라파마슈티컬스가 보유하고 있다. HK이노엔은 2021년 세벨라와 5억4천만 달러 규모(선급금+마일스톤)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HK이노엔은 향후 로열티 수익을 확보하게 된다.
HK이노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시리즈 ⓒ HK이노엔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케이캡은 HK이노엔이 자체 개발한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치료제다. 2018년 7월 대한민국 제30호 신약으로 국내 허가를 획득했고, 2019년 3월 국내에 출시됐다.
미국에서는 2025년 4월 미란성 식도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서 임상 3상에 성공했고, 2025년 8월 미란성 식도염 치료 후 유지요법 임상까지 마무리했다.
P-CAB 계열 약물은 프로톤펌프(위벽세포에서 위산을 위장 속으로 분비하는 최종 효소)의 칼륨이온과 경쟁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칼륨이온과 프로톤펌프의 결합을 방해해 위산이 분비되는 것을 차단하는 원리다. 기존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 약물보다 위산 억제 효과가 빨리 나타나고 약효가 더 오래가며 식전·식후 관계 없이 복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케이캡보다 앞선 P-CAB 계열 의약품으로는 2015년 개발된 다케다제약의 보신티(성분명 보노프라잔, 미국 제품명 보케즈나)가 있다.
케이캡은 국내 출시 이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외래 처방액 기준 1위를 지키고 있다. 2025년까지 누적 원외처방실적 9233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후발 제품인 대웅제약 펙수클루, 제일약품 자큐보와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처방액 기준으로 보면 케이캡 2180억 원, 펙수클루 901억 원이고, 자큐보도 2024년 10월 급여 적용 이후 1년 만에 누적 처방액 500억 원을 달성했다.
또 2024년 12월 국내 허가를 자진 취하했던 보신티가 지난해 12월 허가를 재취득하면서 4파선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해외 시장의 경우 케이캡은 이미 55개 나라와 기술수출 또는 완제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22개 나라에서 품목허가를 받았고 19개 나라에서 제품을 출시했다.
만약 케이캡이 미국 시장 진출까지 성공할 경우 본격적인 성장세를 타며 HK이노엔의 실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미국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약 27억 달러로 추산되는데, 만약 케이캡이 적응증 3개(미란성 식도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미란성 식도염 치료 후 유지요법)를 확보하면 글로벌 블록버스터(연 매출 10억 달러 이상)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미국 P-CAB 시장의 경우 보신티(보케즈나)가 2023년 11월 허가를 받고 먼저 진입해 있다.
업계에서는 케이캡이 보신티에 견줘 구조적으로 낮은 불순물 발생 가능성과 더 나은 안정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보신티는 미국 적응증 승인 과정에서 니트로사민 계열의 잠재적 발암물질이 검출돼 문제가 된 바 있다.
아울러 미란성 식도염 환자에 대한 임상에서도 케이캡은 손상된 식도 점막 치료에서 보신에 견줘 더 나은 효과를 보였다. 보신티는 상대적으로 중증 환자에게만 효과를 보였지만, 케이캡은 경증 환자에도 처방이 가능해 더 나은 시장성을 입증했다.
곽달원 대표이사 사장은 케이캡이 회사를 새롭게 도약시키는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국내 및 글로벌 시장 확대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케이캡의 미국 진출을 글로벌 신뢰를 확보하고 후속 시장을 확장할 수 있는 기점으로 보고 있다. 케이캡 FDA 허가를 도약의 계기로 삼아 2028년까지 케이캡을 1백개 나라에서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곽 사장은 케이캡 개발부터 시장 확장까지 사업을 진두지휘해 온 ‘케이캡의 아버지’로 불린다.
1960년생으로 서울 경복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6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CJ제일제당 제약부문에서 일해오다가 2014년 CJ제일제당 제약부문이 분사해 설립된 CJ헬스케어 대표이사를 맡았다.
2018년 콜마그룹에 인수된 후 2022년 HK이노엔(전 CJ헬스케어)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