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최한 토크콘서트가 지지자들의 뜨거운 열기 속에 마무리됐다. 한 전 대표는 콘서트에서 자신을 ‘숙청’한 국민의힘을 비판하는 발언을 쏟아냈지만 앞으로 어떻께 할지 밝히지 않았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주먹을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6월 지방선거가 아직 세 달 넘게 남은 데다 한 전 대표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구·경북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지역구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전략적 모호성’을 가져가는 게 한 전 대표에게 유리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9일 정치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에서 제적된 지 열흘 만에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연 토크콘서트는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이 모여 성황리에 끝났다. 주최 측은 1만5천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계했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박정훈·유용원·배현진·진종오·안상훈·김성원·김예지 의원 등도 토크콘서트에 동참했다. 일종의 ‘세 과시’를 하려 했고,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다.
한 전 대표는 자신을 몰아낸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되기 전부터 있었던 이른바 ‘김옥균 프로젝트’의 일환이라 주장했다. 김옥균 프로젝트는 1884년 갑신정변을 일으킨 김옥균이 3일 만에 권좌에서 끌려 내려왔 듯이 2024년 당시 친윤(친윤석열)계가 한 전 대표를 끌어내리기 위해 세웠다는 계획을 뜻한다.
한 전 대표는 “윤석열의 대통령실과 추종 세력들은 제가 당대표가 된 직후부터 쫓아내기 위한 계획을 세웠고 실행했다. 그 과정에서 저를 제명시키는 구실로 썼던 게 익명 게시판 사건”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시작한 '김옥균 프로젝트'를 장동혁 대표가 마무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앞으로 절대 물러날 뜻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정치하면서 못 볼 꼴 당하고 제명도 당하면서 여러분 앞에 당당히 섰다”며 “제가 제풀에 꺾여서 그만둘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는 분들은 그 기대를 접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한 전 대표는 이날에도 6·3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출마 등 향후 정치적 계획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토크콘서트는 화려하게 끝났지만 단순한 지지층 결집용인지, 정치행보에 시동을 거는 것인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러한 모호한 행보는 한 전 대표의 계산 아래 이뤄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최근 유튜브 정치를 부탁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게 훨씬 한 전 대표에게는 좋다”며 “어디에 나갈지, 어떻게 될지 대진표를 봐가면서 최후에 결정을 하는 게 가장 유리한 것”이라고 짚었다.
친한계인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뉴스외전에서 “(한 전 대표가) 결론을 아직 못 내렸기 때문에 어제 어떠한 얘기도 못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정치에 있어서 사이드라인이 아니라 중심에 서 있겠다는 건 분명히 한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6.3 보궐선거에서 어떻게 할지는 아직 여러 가지가 테이블 위에 놓여 있지 않을까라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