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좌파 사회당(PS)의 안토니우 조제 세구루 후보가 당선됐다. 유럽에서 중도좌파 진영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결과인데 유럽의 우경화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안토니우 조제 세구루 포르투갈 대통령 당선인.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8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FP통신에 따르면 세구루 후보는 이날 개표가 95% 가량 진행된 가운데 66%의 득표율로 극우정당 셰가의 안드레 벤투라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이 확정적이다.
세구루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포르투갈 국민이 오늘 보내준 응답, 자유와 민주주의, 포르투갈의 미래에 대한 헌신에 감동받았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포르투갈은 총리가 국정전반을 책임지는 내각책임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통령에게도 의회해산권과 군통수권, 법률안 거부권이 있어 정치적 존재감이 뚜렷하다. 더구나 포르투갈 대통령은 5년 임기에 중임이 가능하다.
세구루 포르투갈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기간 자신을 현대적이고 온건한 좌파후보라고 내세우면서 극단주의에 맞서 민주주의적 가치를 수호하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세구루 당선인에게 패배한 극우정당의 벤투라 후보도 이번에 3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가 포르투갈 극우정당 셰가는 지난해 총선에서 득표율이 22.8%였다.
벤투라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좌우를 막론하고 포르투갈 정치권 전체가 나에게 맞서려고 단합했다"며 "그럼에도 오늘 우파의 리더십이 확립됐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셰가는 6년여 전 창립돼 반이민을 내세우며 빠르게 성장한 포르투갈 극우정당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사회당을 제치면서 전통적 사회민주당·사회당 양당체제를 무너뜨렸다.
세구루 포르투갈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승리는 유럽의 중도좌파의 세력약화 속에서 나온 결과여서 의미가 깊다.
영국의 중도좌파 정당으로 꼽히는 노동당은 2024년 총선에서 집권했지만 2026년 현재 지지도가 사상 최저 수준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여론조사업체 유고브(YouGov)에 따르면 영국인 6명 가운데 1명(18%)만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겸 노동당 대표에 호의적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75%는 스타머 총리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영국 노동당은 물가와 이민, 공공서비스 개선에서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인식으로 중도층으로부터 지지를 잃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독일에서도 중도좌파 성향을 지닌 독일 사민당(SPD)이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독일은 2025년 총선 뒤 기독민주당(CDU/CSU)·사민당(SPD)·자유민주당(FDP)의 ‘3색 연정’이 출범했으나, 사민당는 여전히 여론조사에서 15% 안팎의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독일 정치 데이터플랫폼 폴리트프로(PolitPro)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독일 기독민주당은 25.4%,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25.3%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반면 사민당은 14.7%의 지지율에 그쳤다.
독일 사민당은 경제성장 둔화와 이민 및 사회적 불평등 문제 해결 실패 등으로 집권여당임에도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