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가 신선식품을 앞세워 배달의민족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당장 필요할 때 이용하는 즉시 소비 중심의 퀵커머스 사업을 일상적 장보기 서비스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이런 전략은 정부 정책 참여를 통해 공고해졌다. 배달의민족이 '민관 협력' 모델을 내세워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퀵커머스의 일대 변신을 꾀하고 있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가 퀵커머스 배달의민족을 활용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배민B마트가 농립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주관하는 2026년 농축산물 할인지원사업의 지정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배민B마트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주관하는 ‘2026년 농축산물 할인지원사업’의 지정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퀵커머스 업체가 농축산물 할인 지원사업에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지정은 정부가 배민의 사업 모델을 단순 배달 서비스가 아닌, 신선식품 유통과 가격 관리·정산 역량을 갖춘 유통 채널로 평가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대형마트·전통시장·온라인몰 중심으로 운영돼 온 농축산물 할인 지원사업에 배민B마트가 포함되면서 정부가 퀵커머스를 기존 유통 채널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주체로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배민B마트는 빠른 배송 플랫폼을 넘어 공공 정책을 함께 집행하는 유통 인프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게 됐다. 김 대표가 구상해온 퀵커머스의 방향성이 민간 서비스 차원을 넘어 정부의 농축산물 가격 안정 정책과 맞물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평가의 배경에는 배민B마트가 구축해 온 도심형물류공간(PPC) 기반의 유통 구조가 있다. PPC는 간이형 창고 형태의 소매점으로 소비자가 주문한 물품을 장보기 전문 직원들이 직접 골라 온라인 배송해주는 형태의 소규모 물류 거점이다. 초기 투자 비용과 설비 부담이 비교적 낮아 도심 곳곳에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배민B마트는 이를 통해 배송 권역을 촘촘하게 넓히는 동시에, 농축산물과 같은 신선식품을 안정적으로 취급할 수 있는 물류 체계를 구축해왔다.
현재 배민B마트의 PPC 거점은 전국 80여 곳에 달한다. 이는 단순히 빠른 배송을 위한 인프라를 넘어 농축산물 가격 할인과 정산, 품질 관리를 동시에 집행할 수 있는 물리적 유통 기반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PPC는 냉장·냉동·상온 상품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어 품질 관리가 중요한 농축산물 유통에 적합하다. 신선도에 따라 보관 조건이 다른 채소·과일·축산물 등을 단일 거점에서 처리함으로써 입고부터 보관, 피킹, 배송까지 전 과정에서 품질 편차를 줄일 수 있다. 이는 소비자 불만과 반품 가능성을 낮추는 동시에 정부 지원 사업에서 요구하는 품질 관리 기준을 안정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 구조다.
여기에 즉시배달 방식 역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배민B마트는 자체 PPC에서 출발하는 즉시배송 방식을 채택해 택배 물량 급증 시 발생하는 배송 지연이나 집하 병목과 무관하게 운영된다. 주문한 뒤 수십 분 내 배송이 이뤄지는 구조인 만큼 유통 과정에서의 체류 시간이 짧아 농축산물 신선도 역시 기존 온라인몰이나 택배 기반 유통 채널보다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배민B마트는 이번 민관 협력을 통해 농축산물 소비를 촉진하는 동시에 소비자와 농가, 플랫폼 모두에 이익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간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할인 쿠폰 비용을 지원하고, 배민B마트는 판매 촉진을 위한 홍보와 함께 정부 지원분을 넘어서는 추가 상품 할인에 나선다.
할인 행사를 차수별로 순차적으로 진행해 소비자의 장보기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농축산물을 공급하는 농가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뒷받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배민B마트로서는 반복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일상 소비 수요를 확보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B마트는 즉시배달을 제공해 택배 대란 등 배송 지연 걱정이 없고 상품 신선도도 타 유통채널 대비 우수하다"며 "고물가 시대 명절 차례상 준비 및 선물 등을 구매하는 비용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행사가 고객들의 명절 부담을 낮추는 대표 기획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