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위원장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박영재 법원행정처장 임명을 두고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 직격했다. 박영재 행정처장은 대선 직전 파기환송된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의 주심판사였다. 그의 법사위 발언도 문제가 됐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6일 오전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희대 대법원장이) 박영재 대법관을 법원행정처장으로 지명한 것 자체가 국민과 싸우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박영재 행정처장은 지난 1월16일 조희대 대법원장에 의해 제28대 법원행정처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박영재 행정처장은 2025년 5월1일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 상고심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주심을 맡아 유죄취지 파기환송을 선고를 내렸다. 이는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이후 37일 만이었다. 유례없이 빠른 판결로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법원이 선거에 개입한 것이라는 비판이 끓어올랐다.
박영재 행정처장을 포함한 일부 대법관들은 보충의견에서 이례적 속도를 두고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며 '6.3.3 원칙'에 따라 "공직선거법의 취지에 따라 신속하고 충실하게 이 사건을 심리해 결론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6.3.3 원칙'은 공직선거법 270조 '선거범의 재판기간에 관한 강행규정'을 의미한다.
공직선거법은 선거범 재판 선고는 제1심은 공소가 제기된 날부터 6개월 이내, 제2심 및 제3심에서는 전심의 판결의 선고일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반드시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이 사건에 '6.3.3 원칙'이 적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후보가 낙선한 선거에서 토론 중에 주고받았던 말의 허위사실 유무는 지난 선거의 후보 자격에 관한 문제다"며 "이를 다음 선거 후보 자격 유무인 것처럼 6.3.3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건 전제 자체가 무너진 것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박영재 행정처장의 국회 법사위 발언을 두고 "대선 개입했다는 자백이다"고 주장했다.
박영재 행정처장은 4일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제때 판결했다면 이재명 당시 당대표에 대선 전에 당선 무효형이 선고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이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 자격이 없는 대통령이다'는 말 아니냐는 질문에 긍정했다. 행간에 '대선 전에 당선 무효형을 선고했어야 했는데 못했다'는 말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이런 사실이 박영재 행정처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민과 전면전을 선포한 거나 다름없다고 바라봤다.
그는 "(박영재 행정처장은)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주심으로서 모든 적법 절차를 다 어기고 파기환송 판결을 했다"며 "무리하게 주심 법관으로 배당받고, (하루 만에) 바로 전원합의체로 회부하고, 2시간 만에 기일을 열고, 이틀 만에 평결을 했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그러면서 "박영재 대법관의 법원행정처장 임명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인사다"며 "국민적 의혹에 해명 하나 없이 박영재 대법관을 법원행정처장으로 내려보낸 것은 국민에 대한 도전이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1958년 대구 달성군에서 태어나 경북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법대에 입학했다.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 14기를 거쳐 1985년 판사로 임용됐다.
1995년 광주고등법원 판사로 재직 중에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에게 권유를 받아 판사직을 사임하고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6선 의원·당 대표·법무부장관 등을 지냈고 제22대 국회 법사위원장으로 재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