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프포스트코리아

  • 뉴스 & 이슈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 U.S.
  • U.K.
  • España
  • France
  • Ελλάδα (Greece)
  • Italia
  • 日本 (Japan)
  • 뉴스 & 이슈
    • 전체
    • 정치
    • 사회
    • 환경
    • 기타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경남 창원시 진해구 안골동에 욕망산이 있다. 수 만년 세월, 남해의 가덕도를 먼 발치로 바라보고 지켜주던, 그러나 이제 시한부의 삶을 사는 산이다.

2033년, 욕망산은 얼마 남지 않은 제 몸을 마저 헐어 바다에 내준다. 해발 187m의 높이로 뭉쳐 있던 암석과 흙과 설움이 풀어져 부산앞바다를 메울 것이다. 욕망산이 품었던 천년의 전설은 그때쯤 심해를 떠돌 것이다. 

둘로 쪼개진 욕망산의 모습. ⓒ부산항만공사
둘로 쪼개진 욕망산의 모습. ⓒ부산항만공사

5일, 건설사 DL이앤씨가 수직으로 관통 당한 욕망산의 사진을 언론에 배포했다. 드릴이 관통한 산의 모습은 그로테스크했다.  DL이앤씨는 부산항 신항 북측 컨테이너 부두 2단계 항만 배후단지 조성 공사를 하는 기업이다. 욕망산의 죽음을 집행하는 기업이라고 할까. 욕망산의 잔해는 부산항 신항 부지를 메우는 데 사용된다. 

욕망산의 명줄이 끊긴지는 이미 오래다. 욕망산 인근이 지난 2006년 부산 신항만 배후부지로 지정됐다. 그때부터 절개가 시작됐다. 정상부터 갈려나갔다. 해발 187m는 150m로 줄었고 산 중턱을 파먹는 크레인들이 욕망산을 둘로 쪼갰다. 

쪼개진 산 가운데로 도로가 놓였다. 처참히 노출된 산의 단면을 공사 차량이 무심히 지나친다. 산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만신창이 광경이다. 

욕망산의 죽음을 기억하는 이들이 안골마을엔 여전히 남아 있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 안골마을 사람들은 201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욕망산이 마을을 지키는 영산이라고 여겼다. 산 중턱에는 제사를 지내는 신당도 마련돼 있었고 매년 정월 초 평판이 좋은 마을 주민을 뽑아 목욕재계 후 제례를 지내는 ‘당산제’도 열렸다. 주민들이 소원을 빌었던 나무 두 그루는 밑동만 남아 있다. 

주민들이 영험한 산이라고 믿었던 이유는 욕망산이 지켜온 역사 때문이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등장한 ‘육망산(陸望)’이 욕망산의 옛이름이다. 육지를 바라보는 산이라는 뜻이다. 마을에서 일종의 전망대 역할을 했을 것으로 짐작케 한다. 

임진왜란 때 왜군들이 학익진을 피해 숨어들었던 산으로도 알려져 있지만, 이들은 한산도 대첩 이틀 뒤 치러진 안골포 해전에서 전멸하다시피 한다. 

가야를 세운 수로왕이 허황후를 처음 맞이한 곳이라는 주장도 있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에는 수로왕이 하늘의 계시를 받아 신하들과 함께 배필을 맞이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때 신하들은 ‘망산도’에 올라 수로왕의 배필이 타고 오는 배를 바라봤는데, 망산도가 지금의 욕망산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산을 기억하는 이들은 욕망산과 함께 늙어갈 기회를 빼앗겼다. 수십 년간 안골마을에 살았다는 한 주민은 “욕망산에서 무당을 불러 당산제를 지냈던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이제는 다 끝난 일인데 뭣하러 얘기를 꺼내나”라며 씁쓸해했다.

연재기사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

인기기사

  • 1 갤러리 아닌 중고거래 '당근'에 등장한 기안84 '별이 빛나는 청담' 작품 : 제시 가격은 1억5천만 원
  • 2 김범석 쿠팡 3500억 적자 쇼크에 "잠재력" 호언 : 그러나 '안갯속' 대만 투자액 연 1조로 치솟았고 국내선 '동일인' 리스크
  • 3 “이수지가 따라하기 전에 착하게 살자” 이수지의 '진상 연기'가 소름 돋는 이유 :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사람들이다
  • 4 국민의힘 부산 북구갑에 박민식 공천 : 장동혁과 박민식 '한동훈과 단일화 없다' 한목소리
  • 5 광주 도심서 흉기 휘둘러 여고생 사망·남고생 부상 : 20대 남성 11시간 만에 긴급체포 됐다
  • 6 어느샌가 내 SNS에 나타나 '윤 어게인'을 외치는 여성들의 정체 : 극우와 첨단기술의 만남
  • 7 과거 민주당은 위선적이고 무능했나? 김용남 "지금은 김용남이 민주당스러운 후보"
  • 8 개미들 저축 빼서 '주식 불장'에 뛰어들다 : 1억 이하 정기예금 계좌 수 6년 반 만에 최저
  • 9 전선 위 새들의 죽음 : 정전 막으려 매년 반복되는 한국전력의 야생 조류 포획
  • 10 "이재명 대통령님, 매직패스 막아달라" : 놀이기구 우선탑승권 선택일까, 특권일까

허프생각

챗GPT로 사주 봐드립니다 : 왜 우리는 사주·MBTI 같은 걸로 서로를 끊임없이 유형화할까
"챗GPT로 사주 봐드립니다" : 왜 우리는 사주·MBTI 같은 걸로 서로를 끊임없이 유형화할까

AI 시대에 더 편리해진 '인간 유형화'

허프 사람&말

테드 터너는 퇴근 후 볼 뉴스가 없어 직접 '24시간 CNN' 만들었다 : 10년 후 걸프전 심야 생중계는 미디어 역사 바꿨다
테드 터너는 퇴근 후 볼 뉴스가 없어 직접 '24시간 CNN' 만들었다 : 10년 후 걸프전 심야 생중계는 미디어 역사 바꿨다

87세로 타계한 미디어 거물

최신기사

  • [허프 생각] 챗GPT로 사주 봐드립니다 : 왜 우리는 사주·MBTI 같은 걸로 서로를 끊임없이 유형화할까
    보이스 [허프 생각] "챗GPT로 사주 봐드립니다" : 왜 우리는 사주·MBTI 같은 걸로 서로를 끊임없이 유형화할까

    AI 시대에 더 편리해진 '인간 유형화'

  • 한덕수 '내란중요임무 종사' 2심 징역 15년으로 1심보다 형량 8년 줄어, 감형 이유 살펴보니...
    뉴스&이슈 한덕수 '내란중요임무 종사' 2심 징역 15년으로 1심보다 형량 8년 줄어, 감형 이유 살펴보니...

    법원의 '온정'은 바다처럼 넓다

  • 롯데 vs KT 경기 돌연 중단시키고 관중을 불안에 빠트린 범인 : 봄철 화재 원인 1위이기도 하다
    라이프 롯데 vs KT 경기 돌연 중단시키고 관중을 불안에 빠트린 범인 : 봄철 화재 원인 1위이기도 하다

    발로 비벼도 속에 잔불 남는다

  • 미국이 숨긴 이란전쟁의 진실 : 워싱턴포스트 이란, 미군기지 15곳 228개 자산 정밀 타격 성공
    글로벌 미국이 숨긴 이란전쟁의 진실 : 워싱턴포스트 "이란, 미군기지 15곳 228개 자산 정밀 타격 성공"

    이란이 강했나, 미국이 약했나?

  • 결국 개헌은 국민의힘이 결정한다고 : 헌법 개정안 본회의 상정했지만 국힘 집단 불참할 듯
    뉴스&이슈 결국 개헌은 국민의힘이 결정한다고 : 헌법 개정안 본회의 상정했지만 국힘 집단 불참할 듯

    '한 치'도 나가질 못하는구나

  • 어느샌가 내 SNS에 나타나 '윤 어게인'을 외치는 여성들의 정체 : 극우와 첨단기술의 만남
    뉴스&이슈 어느샌가 내 SNS에 나타나 '윤 어게인'을 외치는 여성들의 정체 : 극우와 첨단기술의 만남

    정치적 피싱

  • 신세계그룹 K-유통의 몽골 장악 선두에 : 10년 전 울란바토르 1호점 개설을 노브랜드 진출로 이어간다
    씨저널&경제 신세계그룹 K-유통의 몽골 장악 선두에 : 10년 전 울란바토르 1호점 개설을 노브랜드 진출로 이어간다

    CU, GS25, 메가커피, 맘스터치, 롯데리아 다 있음

  • 금융위 부위원장 권대영 증권사들에게 '실력' 물었다 : 모험자본 협의체서 혁신과 차별화 당부
    씨저널&경제 금융위 부위원장 권대영 증권사들에게 '실력' 물었다 : 모험자본 협의체서 혁신과 차별화 당부

    증권사 호실적은 실력인가 운인가

  • 삼성전자 대표 전영현·노태문이 노조와 '성과급 갈등' 해결 나섰다 : 사내 게시판에 '대안' 제시 의지 밝혀
    씨저널&경제 삼성전자 대표 전영현·노태문이 노조와 '성과급 갈등' 해결 나섰다 : 사내 게시판에 '대안' 제시 의지 밝혀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까지 D-14

  • [허프 인터뷰] '빨간 나라를 보았니' 홍주현 감독 성실하게 지는 사람은 이미 위너 : TK에서 민주당 정치인으로 살아가기
    보이스 [허프 인터뷰] '빨간 나라를 보았니' 홍주현 감독 "성실하게 지는 사람은 이미 위너" : TK에서 민주당 정치인으로 살아가기

    인생의 '기울어진 운동장'

  • 신문사 소개
  • 윤리강령
  • 기사심의규정
  • 이용자위원회
  • 오시는 길
  • 인재채용
  • 광고상품문의
  • 정정·반론보도
  • 기사제보
  • 청소년 보호정책
  • RSS
  •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 한국인터넷신문협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일로 39-34 서울숲더스페이스 12층 1204호

  • 대표전화 : 02-6959-9810

  • 메일 : huffkorea@gmail.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상유
  • 법인명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주식회사
  • 제호 : 허프포스트코리아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03
  • 등록일 : 2014-02-10
  • Copyright © 2025 허프포스트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 발행·편집인 : 강석운
  • 편집국장 : 이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