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이 단기 자금 조달에 크게 의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과 회사채 등 장기 조달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던 반면,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 등은 대폭 늘었다. 이를 두고 향후 금리 및 경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장기 리스크를 피하고 단기 조달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어음(CP)·단기사채 발행액 연도별 추이 그래프. ⓒ금융감독원
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올해 기업의 CP와 단기사채 발행액은 1663조324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59조7993억 원(27.6%) 증가했다.
CP 발행액은 503조190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6% 늘었고 단기사채는 1160조1333억 원으로 33.6%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CP 잔액은 227조8512억 원으로 12.2% 늘었고 단기사채 잔액도 84조4943억 원으로 30.2% 불어났다.
단기 조달이 급증한 것과 다르게 장기 조달(회사채·주식)은 그 상승폭이 제한적이었다. 지난해 기업의 주식·회사채 공모 발행금액은 289조95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조8938억 원) 증가했다. 상승 비율만 놓고 보면 단기 조달이 장기 조달보다 27배 확대됐다.
주식은 유상증자가 113.3%(5조3268억 원) 늘고 기업공개(IPO)는 10.7%(4408억 원) 감소하며 전년 대비 55.4%(4조8860억 원) 증가했다.
회사채 발행 규모는 276조25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0.7% 감소했다. 일반회사채는 53조1260억 원으로 6.5% 증가했지만 금융채 발행이 203조6803억 원으로 4.0% 줄며 감소세를 견인했다. 주식 발행 증가폭은 컸으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회사채 발행이 전년 대비 감소하면서 장기 조달 확대폭을 제한한 것이다.
기업이 장기 조달 대신 단기 조달에 집중한 배경에는 경기 불확실성과 고금리가 있다. 경기 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고금리 국면까지 겹치자, 기업에게는 높은 금리를 장기간 확정해야 하는 장기 조달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기업은 대신 단기 조달을 확대하며 경기와 금리 변화를 지켜본 뒤 시점에 맞춰 자금을 조달하는 등 운신의 폭을 넓히려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