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총선 지원유세에서 일본 평화헌법 개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과거 개헌 논의와 달리 이번에는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쟁가능 국가’라는 일본 우파의 오랜 꿈이 실현된다는 것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를 통해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 허프포스트코리아
4일 니혼게이자이를 비롯한 일본 매체를 종합하면 다카이치 총리는 최근 니카타현 조에쓰시에서 열린 총선 지원유세에서 "일본 헌법에 왜 자위대를 명기하면 안 되는가"라며 "자위대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확실한 실력조직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라도 헌법을 개정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이는 일본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일본유신회가 개헌을 추진할 수 있도록 310석(전체 의석의 3분의 2)을 차지하게 해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과 연립여당 일본유신회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지자 개헌까지 언급한 것으로 읽힌다.
아사히신문이 1월31일부터 2월1일까지 일본 유권자 약37만 명에게 실시한 여론조사를 토대로 일본 총선 판세를 분석한 결과 자민당이 총선에서 단독 과반(233석)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연립정당인 일본유신회와 합하면 여당 의석이 300석 이상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일본 의회가 해산되기 직전 자민당의 의석은 199석, 일본유신회 의석은 34석으로 합하면 233석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70~80석을 이번 총선에서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요구하는 '자위대의 군대화'를 위해서는 일본 평화헌법 9조를 개정해야 한다. 일본헌법 9조는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를,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영구히 포기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해당 헌법은 '육·해·공군을 보유하지 않으며, 국가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부속조항을 담고 있다. 이 규정으로 그동안 일본의 실질적 군대인 자위대는 헌법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평화헌법을 유명무실화하면서 일본의 군사대국화에 속도를 붙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패전 뒤인 1947년 이후 헌법을 개정한 적이 없다. 일본 헌법 9조 개정은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적 스승으로 불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조차 이루지 못한 것이다.
아베 신조 전 총리도 2차 집권 때인 2012년~2020년 무렵 개정에 나섰지만 연립여당인 공명당 등이 반대해 실패한 바 있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의 경우 연합하고 있는 일본 유신회가 개헌에 적극적일 뿐만 아니라 미국과 '핵공유' 필요성까지 강조하고 있다. 이번에야 말로 전쟁가능한 일본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요미우리신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일본 총선 후보자의 55%가 '개헌 찬성' 의사를 밝히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특히 자민당 후보의 98%, 일본유신회 후보는 100% 개헌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