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제명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장동혁 대표 사퇴 요구가 거세지자 장 대표 측과 지도부는 '전당원 투표'와 '경찰 수사 의뢰'라는 초강수로 정면 돌파 의지를 나타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국민의힘 안팎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장동혁 대표의 거취를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당권파인 김민수 최고위원이 장 대표의 결단을 요구한 김용태 의원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김용태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장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요구하며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당원들이 선택한 당 대표의 목을 치려고 한다면 당신들은 무엇을 걸 것인지 묻는다”며 “국회의원직이라도 걸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김용태 의원은 장동혁 대표가 아무런 정치적 움직임 없이 계속 당대표직을 유지한다면 당내 갈등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더 인터뷰에서 장 대표 재신임 투표를 요구한 이유에 관해 “이대로 가다가는 당의 내홍이 더 격화되지 않을까 했다”며 “차라리 정치적인 해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이번 주 의원총회를 열고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에 대한 재신임 표결 진행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기로 했다. 현재로서는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오는 5일에 의원총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
장 대표 사퇴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당권파 쪽에서는 장동혁 대표의 재신임을 전당원 투표로 결정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임이자 의원은 2일 SNS에서 “최근 한동훈 전 대표 징계와 관련해 일부 의원들이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 재신임 투표를 주장하고 있다”며 “그렇게 자신 있다면 한 걸음 더 나아가 전당원 투표로 재신임을 묻고, 그 결과를 조건 없이 수용하자”고 말했다.
이런 제안이 나오게 된 배경은 전당원 투표 결과만이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논쟁을 끝낼 수 있는 확실한 의사결정 수단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현재 국민의힘 당원들의 여론이 한 전 대표보다 장 대표에게 더 우호적이란 자신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친한계도 장동혁 대표 재신임을 전당원 투표에 부치는 것은 부담스러워 할 가능성이 높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이날 MBC 뉴스외전에서 “당원들 같은 경우에는 장동혁 대표 체제를 더 선호하는 것 아니냐, 극단적으로 적극적인 지지층들만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당사자인 장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경찰에 한동훈 전 대표가 제명된 이유인 당원게시판 문제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뒤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 대표와 친윤(친윤석열)계는 사건을 단순한 비방 댓글이 아닌 '조직적 여론 조작'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히 따져보자는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징계의 기반이 된 당무감사위원회의 조사 전체가 ‘조작된 허위’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만약 수사를 통해 실제 여론 조작 정황이나 가족 연루 의혹이 일부라도 사실로 드러난다면, 한 전 대표는 커다란 정치적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계파 갈등이 격화된다고 해도 장동혁 지도부는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 관측이다.
다만 장 대표는 오는 19일에 나오는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1심 재판 결과에 따라 리더십에 다시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만일 윤 전 대통령이 중형을 선고 받았음에도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한다면 국민의힘 내부의 ‘장동혁 지도부 사퇴’ 요구가 다시 한 번 거세게 일 가능성이 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저는 2월 말에서 3월 초까지가 국민의힘이 재건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본다”며 “그때까지 지도부가 태세 전환을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지방선거에 나오는 그 후보자들이 상당한 저항과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