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를 향한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 대신 미국과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구매하기로 하자 미국-인도 관계가 일부 복원되는 모양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악수하는 일러스트. ⓒ 허프포스트코리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요청과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즉시 발효되는 '미국-인도 무역협정'에 합의했다"며 "이에 따라 미국은 인도를 향한 상호 관세를 낮춰 부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디 총리는 러시아산 석유구매를 중단하고 미국산 석유를 훨씬 더 많이, 잠재적으로는 베네수엘라산 석유도 구매하는데 동의했다"며 "이번 합의는 매주 수천 명이 목숨을 잃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에 부과됐던 관세를 인하하는 대신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가 아닌 미국과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구매하도록 해 러시아의 자금줄을 죄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힘을 더하려는 '양면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번 결정에 더해 러시아와 거래했던 인도에 부과된 25%의 '징벌적 관세'도 완전히 철회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된다.
백악관 관계자는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구매를 중단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과거 제제를 위해 부과했던 25%의 징벌 관세도 철회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도산 실질 관세부담은 50% 수준에서 18%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인도는 구체적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모디 초리는 SNS X(엣 트위터)에 글을 올려 "메이드 인 인디아 제품에 대해 관세가 18%로 인하된 것은 매우 기쁘다"며 "2개의 거대 경제이자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가 함께 협력하게 됨에 따라 우리 인도 국민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외 언론들은 이번 합의가 국제질서에서 새로운 합종연횡의 서막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아랍권 매체 알 자지라는 "미국과 인도의 합의는 단순한 무역합의라기보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 및 에너지 봉쇄를 강화하기 위한 지정학적 교환(deal)에 가깝다"고 바라봤다.
캐나다 국영방송 CBC는 "미국과 인도의 합의는 '러시아 원유를 끊으면 관세를 낮춰주겠다'는 식의 명시적 인센티브를 제시한 사례로, 러시아에 대한 압박이 단순한 제재를 넘어 무역 및 에너지 패키지 협상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