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를 공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을 체포하면서 긴장감이 덴마크령 그린란드로 퍼져가고 있다. 베네수엘라 사태가 진정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선이 그린란드 병합 쪽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편집한 것. ⓒ 허프포스트코리아
5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음 목표는 덴마크의 풍부한 광물자원 확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극우성향 팟캐스터 케이티 밀러가 미국의 베네수엘라 작전이 진행된지 불과 몇 시간 뒤 사회관계망서비스 X(옛 트위터)에 성조기가 덮인 그린란드 지도를 올리면서 '곧(SOON)'이라는 글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케이티 밀러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스티븐 밀러의 아내로, 그녀의 게시물은 트럼프 행정부가 그린란드를 향한 병합 의지를 지니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미 ‘마두로 축출 작전’이 미국의 에너지 이익을 위한 것임을 숨기지 않고 있어 다음 차례는 그린란드가 될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적절한 정권 이양이 될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석유기업이 베네수엘라에 막대한 돈을 들여 석유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각 3일 "우리는 베네수엘라 땅에서 엄청난 부(석유)를 꺼내게 될 것이다"며 "그 부(석유)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가고, 베네수엘라 밖에 있는 사람들과 미국에게도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벌써부터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지시각 4일 장 초반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57.11달러로 0.4% 하락했고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60.62달러로 0.2% 내렸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에 미국 석유기업들이 진출할 경우 원유 생산이 늘어 이미 공급과잉인 시장 흐름에 기름을 부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흐름은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공산이 크다. 미국은 자동차, 항공, 물류, 제조업, 가계난방, 전기요금 등에서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낮은 유가가 성장과 물가, 소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미국 연준과 시장 모두 인플레 안정과 성장 둔화를 동시에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 유가 약세는 물가 압력을 낮춰 금리 정책의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어 미국 정책당국에게는 좋은 신호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에너지 수급처를 확대함으로써 정치적 우위를 점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각 3일 미군의 기습적 군사 작전으로 체포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근황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 트럼프 트루소셜 갈무리
베네수엘라 사태가 마무리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시선이 그린란드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린란드는 희토류와 석유 등 풍부한 자원이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미국의 이익을 위해 병합하겠다는 점을 공공연하게 밝혀와 베네수엘라 사태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6월 NBC와 나눈 인터뷰에서 그린란드를 무력으로 장악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무력행사를 배제하지 않는다"며 "반드시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만큼 그린란드는 미국에게 매우 절실하다"고 말했다.
더구나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서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 정책에서 공세적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레바논 매체 알 마야딘과 미국 AOL 등에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군사전문가 제니퍼 카바나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력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 가능성을 내비친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이제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