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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해군의 새로운 전함 급(Class)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겠다고 발표하며 수백 년 동안 이어온 군함 명명 관례를 깨뜨려 화제가 되고 있다. 군함의 이름은 단순한 호칭을 넘어 그 나라의 역사와 가치관, 해군력을 상징하는 지표로 평가된다. '트럼프급' 논란을 계기로 미 해군과 세계 각국이 군함 이름에 적용하는 고유한 '법칙'들을 살펴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월22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해군의 신형 '황금 함대'(Golden Fleet) 관련 '트럼프급' 전투함 USS 데이펀트의 조감도를 지나고 있다.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월22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해군의 신형 '황금 함대'(Golden Fleet) 관련 '트럼프급' 전투함 USS 데이펀트의 조감도를 지나고 있다.  ⓒ뉴스1

28일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존 필런 미국 해군 장관은 최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열린 행사에서 '트럼프급(Trump-class)' 전함 건조 계획을 발표했다.

미 해군은 니미츠급, 제럴드 R. 포드급 등 통상 퇴임 후 공적이 뚜렷한 대통령의 이름을 항공모함에 붙여왔다. 현직 대통령이나 살아있는 인물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다. 특히 대통령 본인이 재임 중에 군함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한동안 전함이 건조되지 않기는 했지만, 전함이 건조되던 당시에는 미국의 주 이름이 전함에 붙었다. 아이오와급 전함, 노스캐롤라이나급 전함 등이 대표적 사례다.

군함의 이름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무기가 아니라 ‘바다 위를 떠다니는 영토’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군함이 외국 항구에 입항할 때 배의 이름은 곧 그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띄게 된다.

우리나라도 함정의 체급과 목적에 따라 이름을 지어왔다. 구축함은 세종대왕함, 광개토대왕함 등 국민적 추앙을 받거나 호국을 상징하는 인물로 명명했다. 대형수송함은 독도함, 군수지원함은 천지호의 명칭을 딴 천지함으로 결정했다. 

중국은 항공모함이나 순양함 같은 대형함에 랴오닝함, 산둥함 등 행정구역 이름을 붙여왔다. 올해 11월에 중국이 자체 설계·건조한 첫 사출형 항공모함도 중국의 푸젠성을 의미하는 ‘푸젠함’으로 결정했다.

러시아는 항공모함인 ‘아드미랄 쿠즈네초프’와 핵추진 순양함인 ‘아드미랄 나히모프’에 전설적인 해군 지휘관의 이름을 부여했다. 과거 소련 시절 항공모함들은 '키예프', '민스크', '노보로시스크' 등 주요 도시 이름을 사용했다. 2022년 4월 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대함 미사일 2발로 오데사 근해에서 격침된 러시아 흑해 함대의 기함 이름은 ‘모스크바’였다.

군함에 새로운 이름을 짓기보다 과거의 영광스러운 이름을 계승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국으로 1805년 트라팔가 해전에서 넬슨 제독이 전사한 영국 해군의 상징적 전열함인 ‘빅토리(Victory)’를 영국 해군 장관의 기함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영국은 18세기 퀸 엘리자베스급 전함 명칭으로 가장 유명했던 '워스파이트(Warspite)'를 차세대 전략 원자력 잠수함으로 건조될 예정인 '드레드노트급' 3번함의 이름으로 결정했다.

이처럼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의 전함 이름을 살펴볼 때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트럼프급’ 명칭은 스스로를 빛내려는 지나친 행보라는 평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이름을 딴 ‘트럼프 코인’을 발행하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은 “과거 전함(battleship)급 군함은 대개 미국의 주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며 “하지만 트럼프는 이미 수많은 호텔과 골프 클럽에 자신의 이름을 붙인 데 이어 비평가들이 말하듯 과도한 자기애적 행태(a narcissistic spree)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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