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비앤에이치는 2025년 4월 콜마그룹 오너 일가 분쟁이 시작된 곳이자 그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은 계열사다.
이 다툼으로 말미암아 회사의 리더십이 교체됐기 때문이다.
콜마비앤에이치는 10월 대표이사를 기존 윤여원 단독 체제에서 윤여원·윤상현·이승화 3인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3인 각자대표 중 윤상현 부회장은 비전 수립 및 전략 자문을, 이승화 사장은 경영전반을 책임진다. 윤여원 사장은 사회공헌을 맡는다.
이전까지 콜마비앤에이치 경영을 독자적으로 이끌던 윤여원 사장은 담당 영역이 사회공헌 분야로 줄어들면서 사실상 경영의 중심에서 밀려나게 됐다.
반면 이승화 사장은 콜마그룹의 핵심 전문경영인으로 부각됐다. 윤 부회장이 지주회사인 콜마홀딩스 대표를 겸직하면서 비전과 전략을 담당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 사장이 사실상 독자적으로 콜마비앤에이치 경영을 이끌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라이프 사이언스 사업모델로 진화” 내걸어
이승화 사장은 대표로 취임하면서 ‘생명과학 전문기업’을 비전으로 내걸었다.
그는 소감을 통해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이 포괄하지 못했던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해, 라이프 사이언스 기반의 신소재, 신기술, 신제형 중심의 사업모델로 진화시키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공고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존 건기식 시장에서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콜마비앤에이치의 사업을 고부가가치 생명과학 모델로 진화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셈이다.
특히 이 사장이 2023년 CJ제일제당에서 바이오 신사업 확대를 위한 ‘레드바이오 TF’를 이끈 경력이 있는 만큼, 콜마비앤에이치에서도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사업을 확대하거나 관련 업체와 협업을 강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당시 이 사장은 CJ가 인수한 천랩(현 CJ바이오사이언스)과 바타비아바이오 간 시너지 전략을 총괄했다.
이 사장은 1973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베인앤드컴퍼니 이사를 거쳐 CJ그룹에서 경력을 쌓았다. CJ제일제당 전략기획팀에서 시작해 CJ프레시웨이 전략기획실장(상무), CJ CGV 기획실 기획3담당 상무, CJ 부사장, CJ제일제당 경영리더를 지냈다.
CJ그룹에서 주로 신사업 투자를 담당한 전략전문가로 알려졌다. 윤 부회장도 이 사장을 콜마비앤에이치의 수출 다변화, 포트폴리오 전환 등을 위한 적임자로 판단하고 영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 콜마홀딩스 지분 관련 분쟁은 변수
콜마그룹 가족 간 분쟁은 올해 4월 윤상현 부회장이 본인과 이승화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콜마비앤에이치에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를 윤여원 사장이 받아들이지 않자 콜마홀딩스는 5월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허가해 달라는 소송을 대전지방법원에 제기했다. 결국 9월 임시주주총회가 열려 두 사람이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이 과정에서 콜마그룹 창업주인 윤동한 회장이 개입하면서 싸움은 남매 간 분쟁에서 부자 간 분쟁으로 번졌다. 윤 회장은 애초 남매 간 갈등을 중재하려고 했다가 윤 부회장이 중재를 거부하자 윤 부회장을 상대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자신이 증여한 콜마홀딩스 주식 약 230만 주(무상증자 후 460만 주, 13.41%)를 반환하라는 내용이다.
핵심은 이 주식 증여가 조건부였는지 아닌지다. 윤 회장은 당시 주식 증여가 딸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의 독립적인 경영을 보장하는 ‘경영 합의’에 따른 ‘부담부 증여’였다고 주장한다. 이 합의를 지키지 않았으니 증여한 주식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반면 윤 부회장 쪽은 3자 합의가 단순한 가족 간 합의였으며 지분 증여에는 어떠한 조건도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합의 전제 없는 단순 증여라는 것이다.
윤 회장이 윤 부회장을 대상으로 제기한 주식반환청구소송은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향후 재판 결과 윤 회장이 승리할 경우 이승화 사장의 입지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윤 부회장이 콜마홀딩스 지분율에서 윤동한·윤여원 부녀에게 밀리게 돼 경영권을 잃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