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미성년자 성착취범인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수사 관련 문서를 1차로 공개하면서 미국 정치권에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반면 민주당 출신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사진이 대거 공개돼 논란이 더 뜨거워지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욕조에 한 여성과 함께 들어간 모습. ⓒ미국 법무부.
21일 CNN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법무부는 19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수십만 건에 달하는 엡스타인 수사 문건 공개를 시작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는 연방 검찰이 엡스타인과 그의 연인이자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 기소를 관철하기 위해 대배심에 제시한 2019년 6월자 프레젠테이션 자료가 포함됐다. 프레젠테이션 자료에는 엡스타인의 부동산, 여성들에 대한 메모 등이 담겨 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민주당 출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엡스타인과 수영을 하거나, 여성과 욕조에 함께 들어가 있는 모습 등이 사진에 찍혔는데 법무부는 얼굴을 가린 이 여성이 엡스타인 성범죄 피해자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가 엡스타인을 찾는 전화를 했다'는 손 글씨 메모도 공개됐다고 CNN은 보도했다. 다만 해당 메시지가 언제 작성됐는지, 어떤 용건의 전화였는지에 대한 정보는 전해지지 않았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억만장자 엡스타인은 자신의 자택과 별장 등에서 수십명의 미성년자를 비롯해 여성 다수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았다. 그는 성범죄 혐의로 체포된 뒤 2019년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죽음을 두고 타살설도 제기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성범죄 사실이 드러나기 전인 2000년대 초까지 여러 파티나 행사에 그와 함께 참석했기에 성범죄에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자신은 아무 연관성이 없으며 민주당의 정치 공세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사라진 사진. 서랍 안의 사진에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담겨 있다. ⓒ미국 법무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사진이 법무부 홈페이지에 잠시 올라왔다가 금세 삭제되고 수백 쪽에 달하는 문건이 완전히 검게 지워진 채 공개되는 등 미심쩍은 정황들이 오히려 의혹을 키우고 있다.
다만 미국 법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한 내용이 거의 나오지 않은 것을 두고 의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관련 내용을 빼고 공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일축했다.
토드 블랜치 법무부 부장관은 20일(현지시각) ABC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부터 공개 가능한 모든 파일은 공개돼야 한다고 분명히 말해왔고 우리는 정확히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성년자 성착취범인 제프리 엡스타인. ⓒ뉴스1
한편 미국 민주당은 엡스타인 유족으로부터 입수한 사진을 지난 18일(현지시각) 공개했는데 사진에는 엡스타인이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와 함께 전용기에 탄 모습과 빌 게이츠가 얼굴이 가려진 한 여성과 함께 서 있는 모습 등이 담겼다.
두 사람은 과거 엡스타인을 만난 사실을 인정했지만 엡스타인의 성범죄 혐의와 연루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