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재판관들의 전원 일치된 의견으로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를 봉쇄하고 선거관리위원회를 통제한 혐의를 받는 조지호 경찰청장을 파면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12·3 비상계엄의 불법성을 다루는 관련 내란재판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조지호 경찰청장 탄핵심판 사건 선고를 위해 대심판정에 자리하고 있다. 이날 헌재는 재판관 전원일치로 조지호 경찰청장 '파면'을 결정했다. ⓒ 뉴스1
헌법재판소는 18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열린 조지호 경찰청장 탄핵심판 사건(2024헌나7) 선고기일에서 "피청구인(조지호 경찰청장)의 법 위반 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해악이 중대해 파면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서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해 재판관 9명 전원이 파면에 찬성했다. 이로써 조지호 청장은 즉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파면의 핵심사유로 '비상계엄 당시 국회출입통제'를 꼽았다.
헌법재판소 결정문에 따르면 조 청장은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전후로 국회에 경찰기동대를 투입해 출입문을 봉쇄하고 국회의원들의 국회출입을 전면 차단했다.
재판부는 "계엄 선포 후 국회출입을 통제한 행위는 국회에 부여된 계엄해제요구권 행사를 방해한 것이다"며 "이는 대의민주주의와 권력분립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며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 등 헌법상 권한을 침해한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과천청사) 및 수원 선거연수원에 경찰을 배치해 출입을 통제한 행위도 헌법 위반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청구인은 계엄군이 적법한 영장 없이 수사를 위해 선관위에 투입된다는 점을 알면서도 경찰력을 배치해 출입을 통제했다"며 "이는 계엄군의 임무실행을 용이하게 하여 선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한 것으로 권력분립의 원칙을 중대하게 위반한 것이다"고 짚었다.
헌법재판소는 조 청장이 계엄의 위법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항변한 점도 엄중히 꾸짖었다.
재판부는 "경찰청장은 직무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바탕으로 헌법과 법률에 반하는 지시를 판별해야 할 헌법적 책무가 있다"며 "피청구인은 계엄선포 전 대통령을 면담해 군 병력의 국회투입계획을 인지하는 등 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실행에 가담한 것은 경찰청장으로서 사명을 포기한 것이다"고 판단했다.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은 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12·3 비상계엄 관련 형사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2·3 비상계엄으로 파면된 공직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 외에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