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100만 달러(약 15억 원)을 내면 최단기간에 영주권을 주는 일명 '트럼프 골드카드' 신청접수를 받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정책이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해 국가 부채 감축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 11월1일 오후 경북 경주시 성동동 옛 경주역 광장에서 APEC 반대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행진에 등장할 모형 트럼프를 준비하고 있다. ⓒ 뉴스1
12일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골드카드' 프로그램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는 개인이 100만 달러, 기업이 직원 1인 당 200만 달러를 미국 정부에 기부하면 EB-1(탁월한 능력자) 또는 EB-2(미국 국익 기여자) 범주에 속하게 돼 신속한 영주권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 신청자는 미국 국토안보부(DHS)에 1만5천 달러의 별도 처리 수수료를 내야 하며, 심사절차는 몇 주 내에 완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기존에 수년이 걸리던 심사기간이 몇 주 단위로 단축되는 셈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 소셜에 "미국 정부의 트럼프 골드카드가 출시됐다"며 "이 카드는 검증된 지원자에게 미국 영주권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프로그램이자 미국 기업들이 인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프로그램의 신청 사이트 링크를 공유하기도 했다. 사이트에는 성조기를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초상화가 그려진 황금색 카드 도안이 내걸렸다.
이번 제도는 기존 투자이민 비자인 'EB-5'를 사실상 폐지하고 대체하는 조치로 여겨진다. EB-5는 외국인이 미국 안의 낙후지역 개발 사업에 일정금액(80만~100만 달러)을 투자하고 10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면 영주권을 주는 제도였다.
이처럼 부자 외국인에게는 관대한 정책이 시행되는 것과 달리, 일반 여행객과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외국인에게는 미국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비자 면제국 국민이 이용하는 전자여행허가(ESTA) 심사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는 ESTA를 신청하면 최근 5년간의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과 이메일, 전화번화뿐만 아니라 셀프사진(셀카)까지 제출해야 한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이 철저한 상업논리로 재편되면서 자산규모에 따라 미국에 갈 수 있는 가능성이 갈리게 됐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성실한 빈곤층의 피난처'라는 기존 미국의 이미지와 상반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