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 삼성전자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한 목소리로 국내 반도체업계를 아우를 수 있는 정부의 폭넓은 지원을 요청했다.
정부가 ‘반도체 세계 2강 도약’을 위해 2047년까지 700조 원 이상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반도체업계의 행보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반도체업에 따르면 각각 대규모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는 국내 반도체기업 수장들이 정부의 반도체 지원 방침에 환영의 뜻과 함께 세밀한 지원을 바라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경기 용인시 일대에 각각 360조 원, 120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전영현 부회장은 전날 서울 용산구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시대, K-반도체 비전과 육성 전략보고회’에서 “반도체는 전통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산업으로 폭발적 AI 수요 대응을 위해 개별기업이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너무 크다”고 강조했다.
전 부회장은 “정부가 제시한 국민성장펀드 등은 민간 투자 활동의 마중물로 매우 의미가 큰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발표한 국내 소부장 육성 프로젝트는 안정적 공급망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AI 반도체 산업에서는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이 중요하다며 국내 산업의 성장이 중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전 부회장은 “AI 반도체 성공의 핵심은 ‘연결과 협업’”이라며 “반도체 기술 고도화에 따라 소재·부품·설비 경쟁력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는 더 이상 기업 사이 경쟁이 아닌 국가 대항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기술경쟁력 핵심은 우수한 기술인재 양성과 확보에 달렸다”고 바라봤다.
곽노정 사장도 규제완화를 포함한 정부의 추가 지원이 투자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 사장은 “초대형 투자를 1개 기업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대규모 자금 확보가 쉽지 않아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그는 “SK하이닉스가 돈이 많기 때문에 투자금을 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투자를 하려면 장비를 가져다놓고 세팅하는 데 3년이 걸린다”며 “그러면 시기를 놓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47년까지 700조 원 이상을 지원해 반도체 생산 팹 10기를 건설하고 반도체 제조의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차세대 메모리에는 2032년까지 2159억 원, AI 특화 반도체에는 2030년까지 1조2676억 원을 투입한다는 게획을 세웠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반도체에 우리 산업의 명운이 걸린 만큼 국가적 역량을 모두 모아야 한다”며 “제조 분야에서는 세계 1위 초격차를 유지하고 팹리스(반도체 설계) 분야는 지금보다 10배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