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논란'에 연이어 종교법인 해산을 언급하면서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법조계에서 종교법인 해산 문제가 전인미답의 상태로 남아 있어 복잡하고 정치한 법리다툼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한학자 통일교 총재(오른쪽) 모습. ⓒ 뉴스1
14일 법조계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통일교를 향한 강공 드라이브가 자칫 통일교의 법적 이의제기로 걷잡을 수 없이 논란을 키워 만만치 않은 싸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2주 연속 통일교를 겨냥해 해산과 수사를 비롯한 엄정한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12월2일 국무회의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정교분리의 원칙은 정말 중요한데 이 원칙을 어기고 종교법인이 조직적, 체계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사례가 있다"며 "이 경우 일본은 종교법인 해산을 명령했는데 우리 부처도 검토하고 있는게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같은 달 9일에는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는 지탄받을 행위를 종교법인이 하면 해산시켜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또한 10일에는 종교법인과 정치인의 불법연루 의혹을 두고 "여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수사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통일교를 향한 엄중한 입장을 보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해산까지 강행할 경우 쉽지 않은 법리다툼에 휩싸일 수 있다고 바라본다.
논점은 세 가지다.
1) 지도부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종교법인 해산?
통일교 교주와 지도부의 불법행위 의혹만으로 종교법인을 해산할 수 있는지 여부가 첫번째 논점이다.
법조계 한 변호사는 허프포스트코리아와 통화에서 "통일교 지도부의 불법행위 의혹만 불거진 상황에서 종교법인을 해산하는 것은 법적 리스크가 커보인다"며 "유죄가 확정된 이후 해산명령을 내리는 것이 행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으로 '행정처분의 시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통일교 입장에서는 교주와 지도부의 비위만으로 전체 종교법인의 해산을 명령할 수 있는지도 불확실하다는 점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법원까지 상고할 경우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2) 해산 후에도 '비법인사단'은 남는다?
또한 통일교에 대해 해산명령이 내려지더라도 비법인사단(임의단체)로서 종교활동은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이재명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 법원은 종교법인으로 등록하지 않은 교회는 비법인사단으로 분류한다. 이는 앞서 일본 통일교의 해산명령을 내린 일본도 비슷하다.
앞서 1990년대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사건'으로 수많은 희생자를 만들어 해산명령을 받은 일본 옴진리교도 임의단체로서 현재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종교의 자유에 관한 사법부의 판단은?
마지막으로 통일교가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면서 법리다툼을 할 때 사법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도 중요한 논점으로 남아 있다. 이재명 정부는 현재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 등으로 사법부와 마찰을 빚고 있어서다.
사법부의 구성원인 법관들이 양심과 법리에 따라 판단을 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재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재판연구관을 지낸 한 법조인은 "일반인은 법원의 판결이 여러 가지 정황을 모두 종합해서 귀납적으로 내려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법관 가운데는 결론을 내리고 연역적으로 판결문을 작성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대상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씨 외에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포함됐다는 언론보도와 주장이 나오는 점도 이재명 대통령의 정국 운영에 부정적 요소로 꼽힌다.
실제 야당인 국민의힘은 국면전환을 꾀하기 위해서 민주당 의원들의 금품수수 의혹을 부각시키는 파상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의도와 다르게 사안의 본질이 흐려지는 양상이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의 이름도 여기저기 등장한다"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시절 통일교 핵심인물들에게 임명장을 직접 수여하는 영상도 있다"고 주장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대통령 본인과 성남라인 인사의 통일교 접촉의혹까지 더해지면서 이 사건은 '이재명 게이트'로 확산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