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된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30대 계부(왼), 경기북부경찰청 전경(오). ⓒKBS 뉴스 캡처, 뉴스1
16개월 된 딸을 ‘효자손’ 등으로 폭행하고 학대한 친모와 계부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심지어 이들은 번갈아 가며 폭행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으나, 서로에게 혐의를 떠넘기는 기막힌 모습까지 보였다.
3일 경기북부경찰청은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20대 친모 A씨와 30대 계부 B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실혼 관계인 이들 부부는 지난 9월부터 11월 23일까지 16개월 된 딸 C양을 수차례 폭행해 외상성 쇼크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의 범행은 A씨가 지난달 23일 포천시 선당동의 한 빌라에서 “딸이 밥을 먹다 숨을 안 쉰다”는 내용의 119신고를 접수하면서 드러났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C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이후 병원 측은 C양의 몸 곳곳에서 다수의 피멍이 발견됐고 골절이 의심된다며 A씨를 신고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C양의 상처가 “반려견과 놀다가 생긴 상처”라고 주장했으나, 국립과학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외상성 쇼크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1차 구두 소견을 받았다.
경찰은 이들 부부를 긴급체포했고, C양은 부모의 학대로 인해 갈비뼈 골절과 뇌 경막 출혈, 간 내부 파열, 피하출혈 등이 발생해 외상성 쇼크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16개월 된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20대 친모. ⓒKBS 뉴스 캡처
또한 경찰은 자택 압수수색과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학대 정황을 추가로 포착했다. A씨는 지인과 B씨에게 “강하게 혼내겠다” “버릇을 고쳐놓겠다” 등의 메시지를 보냈으며, 학대 후에는 멍을 감추기 위한 ‘멍 크림’을 검색한 기록도 나왔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범행의 책임을 떠넘기며 혐의를 부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A씨는 “친자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B씨가 효자손으로 머리와 몸 등을 때리고 밀쳐 넘어뜨렸다”고 주장했고, B씨는 “A씨가 훈육 차원에서 엉덩이와 발바닥 등을 때렸다”고 진술했다.
한편 경찰은 C양이 다닌 어린이집이 학대 의심 정황을 발견하고도 신고하지 않은 정황을 파악해, 어린이집 원장에 대해 아동학대처벌법상 신고 의무 위반 혐의로 지자체에 행정처분 의결 통보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