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1년이 지난 날 '계엄은 정당했다'는 880짜리 대국민 메시지를 내놨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3일 대국민 메시지를 내놨다. ⓒ윤석열 페이스북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을 일으킨 이유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간첩법 반대와 줄탄핵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계엄 1년이 되고도 그는 전혀 변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3일 접견 변호사를 통해 전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12.3 비상계엄은 국정을 마비시키고 자유헌정질서를 붕괴시키려는 체제전복 기도에 맞서 국민의 자유와 주권을 지키기 위한 헌법수호책무의 결연한 이행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권자인 국민이 깨어나 망국의 위기를 초래한 대의권력을 직접 견제하고 주권 침탈의 위기를 직시하며 일어서달라는 절박한 메시지였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를 비판하면서 12·3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국회와 선관위에 계엄군을 투입한 것은 정당한 조치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전 대통령은 “민주당 의회 독재권력은 무려 30차례 정부 인사를 탄핵했으며 안보, 국방, 경제의 주요 예산들을 전액 삭감했다”며 “부정채용만 1200여 건에 달하고 투·개표의 해킹이 모두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는 등 선관위의 공정성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친중국, 종북 등의 단어를 사용하는 ‘갈라치기’도 여전했다.
윤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간첩법의 적용 확대를 반대해 대한민국은 스파이 천국이 되고 있으며 북(北)의 지령을 받은 민노총 간부 등의 간첩활동이 활개치고 있다”며 “이처럼 친중·종북 매국행위가 판을 치고 있음에도 국회 독재권력에게 국민은 안중에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자신과 계엄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내란 몰이’로 규정하면서 12·3 비상계엄을 일으켜 큰 혼란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대신 정권교체로 실망한 지지자들에게는 사과했다.
윤 전 대통령은 “국가의 위기를 직시하고 비상사태 선포에 뜻을 같이해 주신 국민 여러분, 특히 분연히 일어선 청년들께 감사드립니다”라며 “하지만 제가 부족했다, 국헌문란 세력의 내란몰이 광풍을 막지 못하고 국민들께 마음의 상처와 불편을 끼쳐드린 점 송구한 마음 금할 길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윤 전 대통령을 반드시 단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당내 최다선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3일 광주광역시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두환 쿠데타 세력을 제대로 단죄하지 못한 결과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으로 이어졌다”며 “헌정을 유린한 세력이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게 최고형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 25명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발표한 12·3 비상계엄 사과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비상계엄을 주도한 세력과 정치적으로 단절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12·3 비상계엄은 우리 국민이 피땀으로 성취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짓밟은 반헌법적·반민주적 행동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