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4일 유튜브 채널 ‘오세훈TV’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다ㅣ청계천 복원 20주년 기념 특별대담’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서 “내 꿈은 아라뱃길에서 한강을 통해 낙동강까지 경부운하를 만드는 것이었다”라며 운을 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차기에 일하는 대통령이 나오면 인천 아라뱃길에서 유람선과 화물선을 전부 낙동강으로 연결해서 내륙이 항구가 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재임 당시 ‘정치적 반대’가 없었다면 이를 마치고 떠났을 거라며 아쉬움을 내비친 이명박 전 대통령은 “그때 ‘터널로 배가 지나갈 때 터널 안에 불을 다 꺼라’, ‘조명을 켜지 말고 음악만 틀어 놔라’라고 제안했었다”라고 회상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또 “다음 대통령이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큰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라고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자신의 기존 주장을 뒤집은 것.
한강과 낙동강에서 벌였던 ‘4대강 사업’이 운하를 만들기 위한 사업이었음을 스스로 실토한 게 됐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은 운하 사업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오세훈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이명박. ⓒ뉴스1
당초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웠었다. 하지만 2008년 광우병 사태로 대규모 촛불시위가 열리면서 정권이 크게 흔들리자 “국민이 반대한다면 대선공약이었던 대운하 사업도 추진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6개월 뒤에는 ‘4대강 정비 사업’을 추진해 “이름만 바꾼 ‘대운하 사업’을 다시 추진하는 게 아니냐”라는 의혹에 불이 붙었다. 이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9년 6월 29일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가슴이 답답하다”라며 “계획도 없고 내 임기 안에는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4대강 사업 구간의 수심이 6m로 다른 하천보다 2m 더 깊은 점, 홍수 및 가뭄 피해가 거의 없는 4대강 중하류에 16개의 대형 보를 세운다는 점에서 의심의 눈초리는 끊이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실토가 나온 가운데, 2008년부터 17년간 4대강 사업을 취재해 온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이명박 씨는 자신에게 불리할 때마다 운하 사업이 아니라고 부정했지만, 이번엔 확실히 4대강 사업이 운하 사업이었다고 밝혔다”라고 지적했다. 최승호 PD는 올해 8월 개봉한 4대강 다큐멘터리 영화 ‘추적’을 만든 인물이다.
최승호 PD는 “이명박 씨는 운하를 염두에 두고 4대강 사업을 추진한 일이 잘못이라는 생각 자체가 없다”라며 “그저 강을 깊이 파고 보를 만들어 물을 많이 가두고 배가 다니면 좋다는 생각이다. 4대강 사업으로 생태계가 파괴됐다는 생각을 안 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문재인 정부 시절 감사원 감사와 함께 4대강 사업에 대한 조사가 필요했는데 하지 않았다”라고 짚은 최승호 PD는 “늦었지만 이제라도 4대강 사업의 진실을 밝히는 국회의 조사나 청문회를 열면 좋겠다”라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