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를 발칵 뒤집은 “남들 다 폐기해 ㅄ들아” 메모 파문. 결국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은 특검으로 향하게 생겼다.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 관련 상설특검 검토를 지시한 이재명 대통령. ⓒ유튜브 채널 ‘NATV 국회방송’ / 뉴스1
2025년 9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는 제429회 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검찰 개혁 입법청문회가 열렸다. 청문회에서는 지난해 12월, 서울남부지검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현금 5천만 원 관봉권 띠지와 비닐을 분실한 사건에 대한 질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사건 관련 증인으로는 박건욱 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와 이희동 전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 사건 당시 압수물을 관리하는 압수계에서 근무했던 김정민, 남경민 서울남부지검 수사관 등이 출석했다.
이번 논란은 이날 오후 3시 18분쯤 연합뉴스가 보도한 사진 기사가 발단이 됐다. ‘검찰 관봉권 띠지 유실관련 청문회 답변 모범답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청문회 도중 한 증인이 작성해 온 답변 서면이 책상에 놓여져 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확인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에 회의 진행 방해 물건이 있다”라며 질서유지권 발동을 요청했다.
준비된 답안에 적힌 메모에 대해 지적하고 있는 서영교. ⓒ유튜브 채널 ‘엠키타카 MKTK’
준비한 메모에는 욕설도 적혀 있어 소란으로 번졌다. ‘남들 다 폐기해, ㅂㅅ들아’라고 적힌 메모를 지적한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저건 무슨 말이냐”라며 “오늘 무슨 자세로 나온 거냐. 국회의원들이 비읍시옷이냐”라고 분노했다.
김정민 수사관이 “제가 썼다. 그냥 어제 혼자 연습하다가 적은 것”이라고 답하자 서영교 의원은 “거짓말, 거짓말을 해대고 있다”라고 했다. 서영교 의원은 “관봉권 띠지, 김정민이 폐기한 거지 않나. 남들 다 폐기하듯이 나도 폐기했다고 쓴 거 아니냐”라고 꼬집었고, 청문회 내내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고수했던 김정민 수사관은 “제가 폐기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거듭 밝혔다.
김정민·남경민 수사관이 준비한 답안. ⓒ유튜브 채널 ‘엠키타카 MKTK’
답변지에는 ‘폐기→나 몰라!’, ‘만약에’, ‘지시 X’ 등 메모도 적힌 상태였다. 작성 경위에 대한 질문에 남경민 수사관은 “지난주 일요일에 작성했다”라고, 김정민 수사관은 “집에서 작성한 뒤 선배님 집으로 갔다”라고 답변했다. 남경민 수사관은 또 모범 답안을 작성할 때 자신의 남편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사실도 털어놨다.
답안지에 적힌 메모 양식을 두고 장경태 의원은 “여기 검사는 없었냐. 이거 검사가 지시 사항 적을 때 쓰는 메모지 양식이다”라고도 물었다. 이에 “남편이 쓴 거다”라고 대답한 남경민 수사관은 남편이 검사냐는 물음에 “제3자 입장에서”라고 답했고, 장경태 의원은 “남편도 수사 받으셔야겠다”라고 상황을 정리했다.
청문회를 지켜본 이재명 대통령도 지시를 내렸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과 관련해 상설특검 등 어떤 대안이 있는지 검토해 보라”라고 주문했다. 검찰이 연루돼 있는 사건인 데다가 청문회 중 검찰 수사관들의 답변 태도 등을 고려했을 때, 분실 경위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는 명쾌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