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당시 방남한 김여정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걷고 있다, 오른쪽은 용 그림 설명을 듣는 이재명 대통령. ⓒ유튜브 채널 ‘KTV 국민방송’ / 이재명 인스타그램
2025년 8월 19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북한 외무성 주요 국장들과 협의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외정책 구상을 전달한 김여정 부부장은 새 정부 출범 직후 단행한 대북 긴장 완화 조치를 거듭 평가절하했다. 또 한국 정부와 대화할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또다시 내비쳤다.
‘리재명 정권’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김여정 부부장은 “확실히 조한(남북) 관계의 개선을 위해 무엇인가 달라진다는 것을 생색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진지한 노력을 대뜸 알 수 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김 부부장은 “아무리 악취 풍기는 대결 본심을 평화의 꽃 보자기로 감싼다고 해도 자루 속의 송곳은 감출 수 없다”라고 일갈했다.
지난 18일 을지국무회의에서 나왔던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도 언급됐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작은 실천이 조약돌처럼 쌓이면 상호 간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여정 부부장은 “그 구상에 대하여 평한다면 마디 마디, 조항 조항이 망상이고 개꿈”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우리는 문재인으로부터 윤석열로의 정권 교체 과정은 물론 수십 년간 한국의 더러운 정치체제를 신물이 나도록 목격하고 체험한 사람들”이라고도 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결론을 말한다면 ‘보수’의 간판을 달든 ‘민주’의 감투를 쓰든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한국의 대결 야망은 추호도 변함이 없이 대물림해 왔다”라고 첨언했다.
‘광복 80년, 국민 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 국민 임명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인스타그램
리재명은 이러한 력사의 흐름을 바꾸어놓을 위인이 아니다.
이같이 발언한 김여정 부부장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 안규백 국방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의 실명도 하나하나 거론하며 일침을 가했다. 특히 조현 장관과 안규백 장관의 인사청문회 당시 ‘주적’ 논란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는 김여정 부부장은 “겉과 속이 다른 서울 당국자들의 이중인격을 투영해 주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지난 15일 광복절 80주년 경축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것에 대해서는 “한국의 대조선 정책이 급선회하고 있는 듯한 흉내를 내고 있다”라며 적개심을 드러냈다. 이어 “서울에선 어느 정권할 것 없이, 또 누구라 할 것 없이 제멋대로 꿈을 꾸고 해몽하고 억측하고 자찬하며 제멋대로 희망과 구상을 내뱉는 게 풍토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는 조롱도 더했다.
작전 지도 중인 김명수 합참의장과 브런슨 연합사령관. ⓒ합동참모본부
또 남북 관계를 이전처럼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한국이 평화와 관계 개선을 추구하는 이유는 파탄의 책임을 북한에 떠넘기기 위한 것이라고 봤다. 이달 18일부터 한국에서 실시 중인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는 ‘침략 전쟁 연습’이라고 규정했다. 한미가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UFS는 북한의 핵 사용 시나리오를 배제한 방어적 성격의 연합연습이다.
김여정 부부장은 “이재명 정권은 ‘방어적’ 훈련이라는 전임자들의 타령을 그대로 외워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화해의 손을 내미는 시늉을 하면서도 또다시 벌려놓은 이번 합동군사연습에서 우리의 핵 및 미사일 능력을 조기에 제거하고 공화국 영내로 공격을 확대하는 새 연합작전계획(작계 5022)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명백히 하지만 한국은 우리 국가의 외교 상대가 될 수 없다.
김여정 부부장은 “외무성은 한국의 실체성을 지적한 우리 국가수반의 결론에 입각하여 가장 적대적인 국가와 그의 선동에 귀를 기울이는 국가들과의 관계에 대한 적중한 대응 방안을 잘 모색해야 한다”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