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무참히 살해한 ‘수능만점’ 의대생. ‘참회의 진정성’을 내세워 감형을 호소했다.
여자친구를 무참히 살해한 의대생 최 씨. ⓒ뉴스1 / 유튜브 채널 ‘그것이 알고싶다’
2025년 8월 18일 경향신문은 최모(26) 씨의 상고 이유서를 입수하고 보도했다. 최 씨는 지난해 5월 6일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 한 빌딩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상고 이유서에는 감형의 근거로 장기기증 서약이 적혔다. 최 씨 측은 “훼손한 생명을 되돌릴 수 없음을 알기에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참회의 진정성을 보이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최 씨 측은 또 심신미약 상태, 반성문 제출, 초범, 범행 직후 자살 시도 등도 주요 감형 사유로 내세웠다.
최 씨 측이 주장하는 감형 사유에는 ‘가족 범죄로 참작 가능’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최 씨와 피해자는 중학교 동창 사이로, 교제 53일 만에 가족 몰래 혼인신고를 마쳤다. 조사 과정에서 최 씨는 “피해자 부모가 ‘혼인무효 소송을 내겠다’라며 학교로 소장을 보내겠다고 해 퇴학당할까 극도로 두려운 마음에 범행을 결심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강남역 인근 빌딩 옥상에서 연인을 살해한 수능만점자 출신 최 씨. ⓒ유튜브 채널 ‘그것이 알고싶다’
유족에 따르면 검찰은 이번 사건을 말다툼 끝에 벌어진 우발적인 살인으로 규정하고 사체 손괴 혐의를 별도 추가하지 않았다. “검찰 수사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한 유족 측은 “최 씨가 재산을 노리고 법적 상속 지위를 확보해 병원을 개업하려는 목적으로 혼인신고를 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뜻대로 되지 않자 최 씨는 살인을 저질렀고, 그럼에도 수사기관은 이 같은 범행 동기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공소장에도 반영하지 않았다”라고 짚었다.
유족 측은 또 “애초에 범행 동기와 계획성이 공소장에 포함됐더라면 법원이 훨씬 무거운 형량을 선고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1심과 2심에서 각각 징역 26년, 30년을 선고받은 최 씨는 1심에서 사형을 구형한 검찰과 모두 상고해 대법원 판결을 앞둔 상태다. 2심 재판부는 형량을 30년으로 늘리고 보호 관찰 5년을 명령, 다만 전자발찌 부착 청구에 대해서는 기각했다. ‘피고인이 초범’이기 때문에 재범 가능성이 적다는 설명이다.
최 씨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이같이 밝힌 피해자의 아버지는 “그의 부모는 유치장에 있는 최 씨에게 하트를 그려 보내며 우리를 조롱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유족 측은 “현재 26살인 범죄자가 26년 형을 모두 마치더라도 50대”라며 “다시 사회로 돌아오면 우린 어떻게 사나. 유가족들에 대해 아무런 반성도 없고 용서도 구하지 않는 범죄자에게 내려진 관대한 판결은 피해자와 피해자 유가족을 두 번 살해하는 고통과 같다”라고 토로했다.
딸의 상흔을 직접 표시해 가며 사체 훼손 수사의 필요성을 피력한 아버지. ⓒ유튜브 채널 ‘MBCNEWS’
한편 부검 결과 피해자의 몸에서는 총 28곳의 흉기 상흔이 발견됐다. 범행 당일 여자친구를 건물 옥상으로 불러내고 흉기로 공격한 최 씨는 피해자가 쓰러지자 미리 준비해온 옷으로 환복한 뒤 다시 접근해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딸을 잃은 아버지는 지난 6월 20일 서초경찰서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사체 훼손 수사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당시 자신의 목, 얼굴에 사인펜으로 딸의 상흔을 직접 표시해 가며 최 씨의 살해 과정을 재연한 아버지는 이날 “형량의 출발점부터 잘못됐다”라며 사체손괴 혐의로 최 씨를 추가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