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부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예술고 여고생 3명이 사망 직전 가족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들의 휴대전화에선 관련 기록이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학부모들은 “죽음의 원인이 학업이나 진로 부담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23일 경찰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세 학생은 숨지기 직전인 21일 0시쯤 가족에게 ‘엄마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부 유족이 경찰 조사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학생들의 휴대전화에서는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대화 기록이 모두 삭제돼 있었다고.
숨지기 전날인 20일 오후 세 학생이 한 강사와 상담한 뒤 교실에서 울며 하교하는 모습을 친구들이 봤다는 목격담도 제기됐다. 이들은 이날 오후 3시 반쯤 귀가했으며, 다음 날 오전 1시 39분경 부산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학교 사진. ⓒ어도비스톡
주민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이 아파트 옥상에서 학생들이 남긴 유서와 가방을 확인했다. 22일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고2에 재학 중인 이들은 고3 진학을 앞두고 학업 스트레스와 진로 부담이 크다는 내용을 유서에 남겼다”며 “학교 폭력 등 다른 내용은 없었다”고 밝힌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 사람들에 대해 미안하고, 슬퍼하지 말라는 내용이 유서에 담긴 것으로 보아 우발적인 선택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집단따돌림이라든지 교우 문제 등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생 중 2명은 현장에, 1명은 휴대전화에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이들이 재학 중이던 학교는 최근 대규모 강사진 교체와 학사 운영 방식 변경 등 학내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학부모들은 “실기 강사 14명 중 1명이 숨진 학생들이 속한 2학년 전체 수업을 전담했고, 나머지 13명은 1, 3학년 수업을 맡았다”며 “올해 3월 실기 강사 14명 중 11명이 한꺼번에 교체됐다”고 밝혔다. 학부모 20여 명은 24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경찰청과 부산시교육청에 진상 규명을 요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