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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극본을 집필한 스타작가 김은숙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했다.

김은숙 작가(좌), 윤석열 대통령(우). ⓒ뉴스1
김은숙 작가(좌), 윤석열 대통령(우). ⓒ뉴스1

 오늘(13일) 한국방송작가협회는 ‘내란의 수괴 윤석열을 탄핵하고 구속 수사 처벌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해당 성명에 동참한 작가는 김은숙을 비롯해, 드라마 ‘나의해방일지’ 박해영, ‘경성크리처’ 강은경, ‘열혈사제’ 시리즈 박재범, ‘셀러브리티’ 김이영, ‘응답하라’ 시리즈 이우정, 예능 ‘피지컬: 100’ 강숙경, ‘흑백요리사’ 모은설 작가 등이 있다.

협회는 지난 3일 계엄 당일의 상황에 대해 “과거의 유물인 줄 알았던, 계엄이 현실에 튀어나와 모든 것을 압도하는 그 기이한 경험에 방송작가들 역시 분노하고 전율했다”고 전했다. 특히 계엄사령부 포고령 3항인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문구와 관련해 “군홧발로 머리를 짓밟히는 생생한 충격이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아직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짓밟던 그날의 망상에서 깨지 않았다. 국민을 향해 겨눴던 총을 손에서 내려놓지 않았다. 이런 미치광이 캐릭터 주인공 엔딩은 하나다. 지금 당장 윤석열을 탄핵하고 구속·수사·처벌하라. 내란의 모든 과정은 진실의 이름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든 내란 수괴에게 동조·방조·협조한 공범들 역시 부역자 이름으로 박제되며, 두고두고 우리의 원고에 그 이름이 오르게 될 것이다”고 했다.

이하는 성명 전문이다.

<(사)한국방송작가협회 윤석열 탄핵 촉구 성명서>

내란의 수괴 윤석열을 즉각 탄핵하고 구속•수사•처벌하라!

계엄, 포고령, 통제, 처단, 봉쇄…

도심 도로 위의 장갑차, 국회 상공의 헬기, 민의의 전당을 짓밟는 군홧발…

그리고 총을 든 군인과 맨몸으로 맞서는 국민의 대치…

모두가 충격에 떤 그날 밤. ⓒ뉴스1
모두가 충격에 떤 그날 밤. ⓒ뉴스1

12월 3일 그날 밤. 그 시간에도 제작 현장, 편집실, 각자의 노트북 앞에서 프로그램을 준비하던 방송작가들은 눈과 귀를 의심했다. 작가들의 원고 속에서조차 오래전에 사라진, 그리하여 이미 사어(死語)가 되다시피 한 단어들, 간혹 역사 다큐멘터리를 준비할 때나 꺼내보던 낡은 자료화면 속 까마득한 옛 장면들을 현실에서 목도하다니.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재기발랄하고 상상력 넘치는 원고와의 간극과 비현실성이 극명하게 다가왔고, 현실을 일순간에 수십 년 전의 과거로 되돌린 폭거와 만행에 충격을 받았다. 과거의 유물인 줄만 알았던 것들이 현실에 튀어나와 모든 것을 압도하는 그 기이한 경험에 방송작가들 역시 분노하고 전율했다.

대한민국은 단 한 사람의 명으로 44년 전으로 되돌아갔고. ⓒ뉴스1
대한민국은 단 한 사람의 명으로 44년 전으로 되돌아갔고. ⓒ뉴스1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받는 충격과 공포 역시 지대할진대, 이른바 ‘K-콘텐츠’의 최일선에 있는 방송작가들에게 더욱 현실적인 공포로 다가온 것은 포고령 속의 한 줄이었다.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혹은 선배들의 경험담을 통해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방송이 어떠했는지를 알고 있다. 제작의 전 과정이 속속들이 검열되고 방송 원고 한 줄, 출연자의 말 한마디가 문제가 돼 고초를 겪거나 방송 현장에서 사라졌음을 안다. “그런 시대가 있었다고?” 옛날이야기를 듣듯, 박물관 속 박제된 유물로 치부했던 일들이 우리의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음을 그날 우리는 얼어붙듯 체감해야 했다. 군홧발에 머리를 짓밟히듯, 생생한 충격으로.

사실 현실의 전초기지로서 시대와 가장 맞닿아있는 방송 현장에 ‘계엄의 전조’가 난입한 지는 오래되었다. 아이템 선정과 편성에서 권력자의 눈치를 보는 일들이 생겼고, 권력자의 심기와 의중에 따라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교체되거나 심지어 프로그램이 불방•폐지되는 일도 벌어졌다. 방송사의 수장이 낙하산으로 꽂히는 상황들도 반복됐다. 우리가 당연한 듯 누리던 제작 자율성과 창작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는 불안이 방송 현장을 잠식하던 차에, 그날의 계엄과 포고령은 악마가 장막을 걷고 걸어 나와 그 민낯을 만천하에 드러낸 순간이었다. 그것도 가장 폭력적인 방식으로.

국민을 지켜야 할 경찰과 군은 권력의 개가 되는 불명예를 겪었다. ⓒ뉴스1
국민을 지켜야 할 경찰과 군은 권력의 개가 되는 불명예를 겪었다. ⓒ뉴스1

세계에 한국의 위상과 국격을 드높인, 이른바 ‘K-컬처’가 과거 암흑의 시대를 뚫고 꽃피워낸 소중한 문화적 결실임을 모두가 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 칭송받는, 수십 년에 걸쳐 우리 국민이 피와 땀, 눈물로 쟁취하고 지켜낸 민주주의와 인권과 평화, 인류 보편적 가치라는 탄탄한 토대가 있었기에 가능했음은 자명한 일이다. 그것이 우리 방송작가들이, 아울러 국민들이 우리의 문화적 성취에 자부심을 갖는 이유다. 세계가 다 아는 그 자명한 진실을 모르는 단 한 사람이, 12월 3일 그 한순간으로 국민적 자부심과 국격을 바닥에 패대기치고 K-콘텐츠의 위상과 성취를 뿌리째 흔들어 놓았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어제, 우리는 윤석열의 대국민 담화를 보며 또 한 번 전율했다. 한때나마 이 나라의 대통령이었던 자가 일말의 이성과 양심, 수치심조차 없는 자였다니. 그저 적개심과 광기, 시대착오적인 망상으로 가득 찬 자였다니. 그는 아직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짓밟던 그날의 망상에서 깨지 않았다. 국민을 향해 겨눴던 총을 손에서 내려놓지 않았다. 그가 앞으로 얼마나 더한 악행을 저질러 나라 전체를 나락으로 떨어뜨릴지 알 수 없다. 얼마나 더 국민을 절망에 빠뜨리고 민주주의를 망가뜨릴지 모른다. 우리의 현실은 판타지 SF 드라마가 아니다. 이런 ‘미치광이 캐릭터’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막장 드라마의 엔딩은 단 하나뿐이다.

그러나 이 같은 비극에도 우리는. ⓒ뉴스1
그러나 이 같은 비극에도 우리는. ⓒ뉴스1

그자는 더는 단 한 순간도 이 나라의 대통령이어서는 안 된다.

그자를 단 하루도 그 엄중하고 막중한 자리에 놓아두어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 윤석열을 탄핵하고 구속•수사•처벌하라!

2024.12.13. (사) 한국방송작가협회 방송작가 일동

<에필로그>

내란 과정에서의 윤석열과 그 일당의 충격적인 행각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를 당장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라는 들끓는 국민적 열망은 정치적 셈법에 눈먼 여당 의원들에 의해 폐기되었다.

매일 경악하고 분노로 치를 떠는 일이 국민의 일상이 되었다. 내란의 모든 과정은 진실의 이름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든 내란의 수괴에게 동조/방조/협조한 공범들 역시 부역자의 이름으로 박제될 것이다. 그리하여 두고두고 우리의 원고에 그 이름이 오르게 될 것이다. 그것이 시대를 목도하고 기록하고 후대에 알리는 방송작가들의 책무고, 국민이 가하는 경고다.

지지 않으리라. ⓒ뉴스1
지지 않으리라.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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