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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온몸의 근육이 굳는 희소질환과 싸우며 희망을 전하고 있는 신형진(41)씨가 중증 호흡 환자들을 위해 7년 동안 모은 3000만원을 기부했다.

척추성 근위축증을 앓는 신형진씨가 2011년 6월 연세대 소프트웨어응용연구소로 처음 출근해 안구 마우스로 감사 인사를 전하는 모습.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한겨레
척추성 근위축증을 앓는 신형진씨가 2011년 6월 연세대 소프트웨어응용연구소로 처음 출근해 안구 마우스로 감사 인사를 전하는 모습.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한겨레

16일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신씨가 호흡재활센터 발전기부금으로 3000만원을 특별후원했다고 밝혔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2008년부터 호흡재활센터를 운영 중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 신씨는 희소질환인 척추성 근위축증 환자다. 척추성 근위축증은 온몸의 근육이 평생에 걸쳐 서서히 퇴화하는 병으로, 점차 병이 진행되면 호흡을 담당하는 근육마저 약해져 인공호흡기에 의지하게 돼 일상생활조차 어려워진다.

신씨는 호흡재활치료를 통해 인공호흡기 사용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 소장인 강성웅 교수(재활의학과)가 국내 최초로 도입한 호흡재활치료는 호흡 근육을 단련해 환자가 스스로 호흡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호흡재활치료로 기관 절개도 피할 수 있다.

신형진씨의 어머니 이원옥 여사(왼쪽에서 넷째)는 아들을 대신해 지난 14일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대회의실에서 호흡재활센터 발전기부금 3000만원을 전달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신형진씨의 어머니 이원옥 여사(왼쪽에서 넷째)는 아들을 대신해 지난 14일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대회의실에서 호흡재활센터 발전기부금 3000만원을 전달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덕분에 신씨는 움직일 수 있는 건 눈동자뿐이지만 학업을 이어갔고 2002년 연세대학교 컴퓨터과학과에 입학했다. 눈의 움직임을 읽어 컴퓨터를 작동하는 안구 마우스로 세상과 소통하는 그는 ‘연세대 호킹’으로 불렸다. 그는 학부를 졸업하고 석·박사 통합과정을 수료했고, 이후 대학원 후배와 애니메이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회사 ‘라프텔’을 공동창업했다. ‘애니메이션계 넷플릭스’라고 불리는 이 회사는 국내 업계 1위로 알려져 있다.

신씨는 이 회사를 다니면서 7년 동안 모은 3000만원을 선뜻 내놨다. 그는 서면으로 “살아오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며 “제가 받은 사랑을 주변에도 흘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호흡재활을 앞둔 다른 환자들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고도 했다.

신씨의 주치의인 강성웅 교수는 “호흡재활이 누군가의 희망이 되고, 또 다른 희망을 키우는 상황이 감격스럽다”며 “힘든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역경을 이겨낸 신형진씨의 이야기가 신경근육계 희소난치질환을 향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부금 전달식은 14일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대회의실에서 열렸고, 신씨를 대신해 어머니인 이원옥 여사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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