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과 하강으로 명징하게 직조해낸 신랄하면서 처연한 계급 우화"('기생충')
"세번 웃었다. 영화를 보며 내가 세번 싫었다"('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
"스페이스 노잼"('스페이스 잼')
영화의 결을 따라 명징하게 직조해낸 한줄평으로 유명한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최근 미취학 아동들 사이서 '제2의 뽀로로'로 등극한 애니메이션 '티니핑' 극장판에 절박한 한줄평을 남겼다. 영화 관람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하츄핑' 한줄평? ⓒ유튜브 채널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쇼박스, 이동진 네이버 블로그
발단은 유튜브였다. 지난 14일 이동진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화 '에일리언: 로물루스' 리뷰 영상에는 아래와 같은 댓글이 달렸다.
좋은 말로 할 때.. ⓒ유튜브 채널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좋은 말로 할 때 '사랑의 하츄핑' (리뷰) 부탁드립니다"
'사랑의 하츄핑'(이하 '하츄핑')은 인기 아니메이션 '캐치! 티니핑' 시리즈의 극장판 영화로, 개봉 9일 차인 15일 기준 누적 관객수 55만여 명을 기록했고,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13위를 차지하며 순항 중이다. 그러나 이 평론가의 유튜브에는 관련 리뷰 영상이 없다. 어린이들을 타겟으로 만든 영화인 만큼 이 평론가가 해당 작품에 대해 평소와 같이 날카로운 비평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상황, 댓글을 쓴 누리꾼은 이를 꼬집으며 부러 곤란한 요청을 한 것이다.
답가는 이튿날 블로그에 올라왔다.
'하츄핑' 못하는 이유.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이동진은 15일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에 해당 댓글을 캡처해 올리며, "제가 쉽사리 도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보러갔다 혹시라도 어우어우 눈물 바다로 못 일어날까봐…"라며 논란(?)을 인지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에 댓글란에는 "티니핑에 동진핑 만들어달라고 해야겠다" "한줄핑" "빨간안경핑" "명징핑, 직조핑, 뿔테핑" 등 각종 '핑'들이 난무했는데. 이는 '티니핑' 세계관 속 요정들 이름의 끝 글자가 모두 '핑'으로 끝난다는 점을 활용한 '드립'이다.
그러던 중, '핑' 중 왕이 등장했다. "비겁핑"이다. 닉네임 '트랙'을 쓰는 사용자가 남긴 이 말은, '하츄핑' 리뷰를 피하는 이 평론가가 비겁하다는 뜻이다. 약 20분 뒤 이 평론가가 답글을 달았다. "나도 좀 살자". 섣불리 어린이들의 '성역'을 건드릴 수 없는 어른의 고뇌가 담긴 다섯 글자에 누리꾼들은 잇따라 "ㅋㅋㅋㅋㅋㅋ" 웃었다.
어른의 사정.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16일 오후 18시 30분 기준, 이 평론가가 한줄평을 기록하는 왓챠피디아(영화 평가 및 추천 서비스) 계정에 '하츄핑'은 올라오지 않은 상태. 그때까지는 위의 답글이 '하츄핑'에 대한 가장 명징한 직조물로 남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