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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만 남았다. 9월에 KDB산업은행, 11월에 한국수출입은행의 새 수장이 임명되면서 국책은행 인사의 마지막 퍼즐로 남아있는 기업은행장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의 새 수장이 임명되면서 국책은행 인사의 마지막 퍼즐로 남아있는 기업은행장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김형일 기업은행 전무이사(왼쪽)와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의 새 수장이 임명되면서 국책은행 인사의 마지막 퍼즐로 남아있는 기업은행장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김형일 기업은행 전무이사(왼쪽)와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특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다른 국책은행에서 내부 출신이 연이어 수장에 오르면서 기업은행 역시 내부 출신 인사가 행장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올해 882억 원 규모 부당대출 사고 등으로 불거진 내부통제 리스크는 끝까지 외부인사 카드가 테이블에서 내려가지 않는 불씨가 되고 있다.

◆ ‘전략통’ 김형일과 자본시장 전문가 서정학, 복잡해지는 내부 승진 구도

9월에 산업은행 회장으로 임명된 박상진 회장은 산업은행 역사상 최초의 내부출신 회장이다. 11월에 수출입은행장으로 임명된 황기현 행장 역시 역대 두 번째 내부출신 수출입은행장이다.

이와 달리 기업은행은 그동안 내부출신 인사가 행장에 오르는 게 오랜 관행이었다. 실제로 2010년대 이후 임명된 23대 조준희 행장, 24대 권선주 행장, 25대 김도진 행장, 27대 김성태 행장은 모두 기업은행 내부 출신 인사다. 유일하게 2020년 임명된 26대 윤종원 행장만이 외부 인사다. 

금융권에서 김형일 기업은행 전무이사(수석부행장),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등 내부 인사를 차기 기업은행장 유력 후보로 꼽고 있는 이유다.

김형일 전무이사는 현재 기업은행장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있는 인물로 꼽힌다. 

특히 전무이사가 기업은행에서 행장과 함께 기업은행을 이끌어가는 ‘2인자’로서의 위치를 갖는다는 점에서 김 전무이사는 기업은행 리더십의 연속성을 가장 잘 유지해나갈 수 있는 인물로 여겨진다.

실제로 현 김성태 기업은행장 역시 2020년 3월 기업은행 전무이사로 선임돼 약 3년 동안 전무이사로 일한 뒤 2023년 기업은행장으로 선임됐다. 

김형일 전무이사는 1992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전략기획부장, 글로벌사업부장 등을 거친 전략, 기획의 전문가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기업은행의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치며 조직 내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역시 유력 후보로 언급되는 인물이다. 

서 대표 역시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정통 ‘IBK맨’이다. IT·글로벌자금시장·CIB 그룹장 등을 거치며 은행에서 경험을 쌓았고, 싱가포르지점, 뉴욕지점에 근무해 글로벌 경험도 풍부하다. 이후 2021년 IBK저축은행 대표, 2023년 IBK투자증권 대표 등 자본시장의 여러 영역을 두루 경험했다.

서 대표가 2023년부터 맡아온 IBK투자증권이 서 대표의 임기 동안 실적 반등을 이끌어 냈다는 것 역시 서 대표의 강점이다. 

서 대표의 취임 직전인 2022년 IBK투자증권은 연결 기준으로 당기순이익 408억 원을 냈다. 2021년보다 무려 63.6% 줄었다.

IBK투자증권은 2023년에는 2022년보다 30.7% 줄어든 28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2024년에는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2024년 IBK투자증권은 당기순이익 478억 원을 냈는데 이는 2023년보다 69% 늘어난 것이다. 

IBK투자증권은 올해에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누적 순이익 446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증가했다.

◆ 882억 부당대출 후폭풍, 조직 문화에 대한 뼈아픈 지적

다만 올해 기업은행의 상황을 살피면 단순히 내부 인사 승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내리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1월 882억 원 규모 부당대출 사고가 드러나면서 내부통제 리스크가 차기 행장 인선의 변수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부당대출 사고에서 문제가 된 것이 사후 대응이었다는 점에서 외부 인사에 의한 쇄신 필요성도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은 기업은행이 부당대출 사실을 이른 시점에 인지하고도 담당 부서에 즉각 공유하지 않고 순차 감사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사실상 은폐·축소를 시도한 것으로 판단했다.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조직문화 자체가 문제 해결보다 사고 은폐에 방점이 찍혀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3월25일 관련 브리핑에서 "부당대출 관련 당사자뿐만 아니라 은행 차원의 은폐 시도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수십억 원대 부당대출 사고가 추가로 적발되면서, 기업은행의 내부통제 리스크가 단순히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재명 정부 들어 이어진 국책은행 인사 기조와 그동안 기업은행장 선임 관행의 연장선상에서 ‘내부 출신 승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외부 쇄신 카드’가 끝까지 테이블 위에 올라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 도규상 카드의 명암, 쇄신과 기업은행 독립성 사이

외부 인사 후보 가운데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도규상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다. 

도 전 부위원장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청와대 등을 거친 대표적인 금융·경제 관료 출신으로 현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를 잘 이해하고 있어 내부통제와 정책금융 방향성 재정립을 동시에 이끌 수 있는 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재명 정부가 굳이 낙하산 논란을 자처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기업은행 노조 역시 낙하산 인사를 선제적으로 경고하고 나섰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은행의 한계와 미래에 대해 충분히 고민할 사람, (기업은행의 독립성 보장에 대한) 합의 이행 각오가 투영된 인사를 임명해달라”며 “자질도 없는 정권 측근 낙하산을 내리꽂는다면 위헌을 저지른 윤석열 정권보다 더 큰 저항과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내부 인사 승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내부 인사로 결론이 난다고 하더라도 내부통제 이슈는 차기 행장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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