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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하는 등 극우 행보로 거센 비판을 받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정작 부정선거 근거에 대해서는 답을 내놓지 못했다.

강사 전한길. ⓒ한겨레
강사 전한길. ⓒ한겨레

전씨는 6일 공개된 일요신문과 인터뷰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사전질문지를 보니까 부정선거 위주로 물었던데, 지금 부정선거 2탄 (유튜브) 영상을 준비 중이다. 그 전에 말씀드리긴 좀 그렇다”며 답을 회피했다.

그러면서 “부정선거가 아닌 헌법재판소의 시간이다. 정치적으로 편향된 재판관들이 법치를 망가뜨리고 있다”며 화두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으로 돌렸다. 이날 보도된 인터뷰는 지난 2일 전화로 이뤄졌으며, 전씨가 5차례나 일정을 미룬 끝에 가까스로 성사된 것이라고 한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110만명에 이르는 전씨는 지난달 19일 부정선거 의혹에 동조하는 유튜브 영상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부정선거가 벌어졌다는 취지의 주장을 여러 차례 해왔다. 하지만 전씨는 이날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부정선거 근거가 무엇인지 끝내 밝히지 못했다.

전씨는 논리적 근거 대신 일방적 의혹만 제기했다. 그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부정선거로 얻을 이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들끼리 (사법) 카르텔이 있다”며 “부정선거 관련 소송이 매우 많았는데 전부 (원고가) 패소했다. 대법관이 선관위원장을 겸직하기 때문에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기 힘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관위원장을 포함한 다수의 법관이 조직적으로 모의해 재판 결과를 조작했다는 음모론이다. 부정선거 음모론을 또 다른 음모론으로 갈음한 셈이다. 게다가 선관위 실무 사령탑에 해당하는 김용빈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동기다.

전씨는 “우리법연구회 출신 등 정치적으로 편향된 판사들이 사법부 요직을 차지했다. 그들이 선관위와도 관련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고 거듭 주장했지만 이 또한 사실과 다르다. 현 조희대 대법원장부터 윤 대통령이 지명해 임명된 보수 성향 법관이기 때문이다.

전씨는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형식 헌법재판관이 김진태 강원지사와 친척 관계이고, 윤 대통령이 임명한 박선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의 제부라는 사실을 기자가 언급하자 “그건 몰랐다. 언론에서 그 사람도 물러나라고 해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씨는 부정선거론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려보자는 요구에도 선을 긋고 있다. ‘부정선거 음모론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토론 제안을 거부한 것이 대표적이다. 전씨는 “이준석 의원이 잘 몰라서 그런 거다. 원래 사람은 무지해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도 예전엔 부정선거가 음모론인 줄 알았다. 이준석도 예전의 저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고만 했다.

한편, 부정선거 음모론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 대통령이 12·3 내란사태를 일으킨 배경으로 언급하며 극우 세력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극우 세력은 선관위 서버를 해킹해 개표 결과를 조작하는 부정선거가 지난 총선 등에서 이뤄졌고, 그 배경에 중국 공산당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개표는 실물 투표지를 일일이 세는 수작업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서버를 해킹해도 실물 투표 결과와 불일치해 선거 결과를 조작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들은 부정 투표지가 개표함에 무더기로 투입됐다는 의혹도 제기했지만 법원이 이를 인정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다.

선관위는 부정선거가 실제로 이뤄지려면 △다수의 내부 조력자가 조직적으로 가담해 시스템 관련 정보를 해커에게 제공하고, 선관위 보안 관제시스템을 불능상태로 만든 뒤 △수많은 개표참관인의 눈을 피해 조작한 값에 맞춰 실물 투표치를 바꿔치기해야 하므로, 부정선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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