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뒤 해제한 지난 3~4일. 누리꾼들 사이에는 계엄 사태와 관련된 많은 합성 사진들이 공유됐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은 뉴스 화면에 '[속보] 오후 11시 이후 통행시 불시검문·체포'라는 자막을 붙인 것이다. 아마 반신반의하던 이들은 ‘가짜뉴스’인 것이 밝혀진 뒤 “그러면 그렇지”라는 반응을 보였을 것이라 예상되는데.
제가 좋은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 미쳤니? ⓒ뉴스1, 대통령 대변인실
그러나 이왜진(이게 왜 진짜)? 놀랍게도 이 같은 유신정권 때나 들었을 법한 ‘야간 통행 금지령’이 이번 계엄 당시 실제로 고려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늘(16일) 조선일보는 계엄 사태를 주도해 내란죄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전 국민의 야간 통행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했던 계엄사령부 제1호 포고령 초안에는 “야간 통행을 금지한다”는 항목이 포함됐다.
진짜 할 뻔했다고...? ⓒSNS
김 전 장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다음 날인 1979년 10월 27일에 발령된 ‘포고문’ 등을 포고령 작성 당시 참고했는데, 여기에 “야간 통행금지는 22:00부터 익일 04:00까지로 한다”는 조항이 있다. 당시 선포된 야간 통행금지는 1982년 1월 폐지됐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이 작성한 포고령 초안에는 구체적인 시간이 담기지 않았다.
다만 이번 계엄에는 야간 통행 금지 조항이 빠졌다. 김 전 장관은 검찰 특별수사본부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야간 통금 항목은 삭제하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조계에서는 계엄 뒤 시민들의 기습적인 야간 집회 금지 등을 막기 위해 이 같은 항목을 넣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이번 포고령 1항에는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고 적혀 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뉴스1
한편, 김 전 장관은 변호인인 법무법인 대륙아주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국민 여러분들께 큰 불안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한 모든 책임은 오직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검찰의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다가 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안이 부결된 뒤인 지난 8일 자진 출석했고, 검찰은 그를 6시간여 조사한 뒤 긴급체포했다. 현재 그는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