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빨래'에서 활약 중인 21년차 배우 진미사. 출처: KBS 2TV ‘오케이? 오케이!’
배우 진미사가 무려 2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연기를 해왔음에도, 건강 악화로 수술할 돈 1000만 원이 없다는 현실에 느낀 회의감을 토로했다.
16일 방송된 KBS 2TV ‘오케이? 오케이!’에서는 대학로에서 뮤지컬 ‘빨래’를 13년째 공연 중인 진미사가 고민자로 등장했다. ‘빨래’는 2005년 정식 초연 이후 현재까지도 인기리에 공연 중이며, 진미사는 극중 주인공이 사는 반지하 방 집주인 주인 할매 역으로 활약 중이었다.
자다가 툭 쳐도 대사가 술술 나올 정도로 연기에 열정적이었다는 진미사. 그는 “사실 5~6년 전에 연기를 그만뒀었다”면서 “‘빨래’를 12~13년 정도를 해왔는데, 이 일이 확 싫어지더라. 다시 마음을 잡고 무대 위로 돌아왔지만, 너무 방황하고 현타가 왔던 적이 있었다. 그 마음 때문에 열정이 예전만큼 돌아오지 않는 게 무대에 섰을 때 스스로 죄책감이 느껴진다. 어떻게 해야 할지 사실은 잘 모르겠다”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치료비 1000만 원이 없어 직업에 회감을 느꼈다고. 출처: KBS 2TV ‘오케이? 오케이!’
그러나 열정이 사그라든 배경에는 너무나도 현실적인 문제가 연결돼 있었다. 그는 “5~6년 전 공연하다가 갑자기 몸이 아파서 응급실을 가게 됐는데, 바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 수술을 끝내고 나왔는데 내 몸에 ‘요관 협착증’(요관이 비정상적으로 좁아진 상태로, 치료하지 않거나 장기화되면 신장 기능이 저하되는 병)이 있었다고 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또 “오른쪽 신장 안에 아주 작은 돌멩이가 수백 개가 들어가 있었다고 했다. 평소에는 잘 모르고 살았다. 한번씩 아플 때가 있었는데, 일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라며 “의사가 수술비가 비싸다고 하더라. 무려 천만 원이었다. 그때 좀 멍했다”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가진 돈이 없는데. 다른 것도 아니고 몸이 아파서 수술을 해야 할 돈인데. 일에 대한 허무함이 느껴졌다”라며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 세상에 어떤 직업이 20년을 일했는데 수술할 1000만원도 없다는 게, 이 모든 원망이 직업으로 향하게 됐다. 그런데 그게 내 선택이지 않냐. 눈물도 안 나고 약간 자기혐오가 들었다. 치료를 포기하고 그때 연기를 그만뒀었다. 다른 일도 해보려 했는데, 아무 것도 하고 싶은 일이 없었다”라고 호소했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진화한 거라고 위로를 건넨 오은영 박사. 출처: KBS 2TV ‘오케이? 오케이!’
이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결혼을 할 때는 상대와 사랑해서 결혼하지 않냐. 하지만 세대별로 느끼는 사랑이 다르다. 20대는 새빨간 열정 가득한 사랑이고, 50대는 연민과 수고가 묻어난 사랑이다. 새빨갛게 타오르는 건 아니지만, 뜨끈하게 머무르는 군불 같은 사랑”이라며 “그렇기에 진미사 배우의 연기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어떻게 보면 진화한 거다. ‘이 마음으로 계속 연기를 해도 될까?’라고 했는데 당연히 된다. 그 마음으로 해야 한다”라고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