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프포스트코리아

  • 뉴스 & 이슈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 U.S.
  • U.K.
  • España
  • France
  • Ελλάδα (Greece)
  • Italia
  • 日本 (Japan)
  • 뉴스 & 이슈
    • 전체
    • 정치
    • 사회
    • 환경
    • 기타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혁신. 요즘엔 길거리 돌멩이보다 흔한 단어가 됐지만, 여전히 가슴 뛰는 말이다. 현재 지구상에서 이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그를 떠올린다. 마누 프라카시. 미국 스탠퍼드대학 교수이자 생명공학자다. 그가 내놓은 혁신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말하는 혁신과 다르다. 프라카시의 혁신엔 복잡한 설계나 첨단 디지털 기술은 없다. 세심한 관찰, 사람을 향한 배려,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존중이 혁신을 만들어낸다. '따뜻한 혁신'이다.

따뜻한 혁신의 탄생

1달려 현미경 '폴드스코프'

'폴드스코프'가 그랬다. 프라카시는 아프리카 주민들이 말라리아 같은 풍토병에 속절없이 당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누구나 손쉽게 말라리아균을 확인할 수 있는 현미경을 만들었다. 플라스틱이나 금속 대신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종이'를 재료로 선택했다. 누구나 종이접기하듯 만들 수 있는 현미경, 폴드스코프는 그렇게 2012년 탄생했다. 제작비는 단돈 1달러(약 1천원) 남짓이다. 폴드스코프는 최근 크라우드펀딩 '킥스타터'에서 모금을 시작했다.

따뜻한 혁신의 탄생

마누 프라카시는 가난한 아프리카 사람들이 단돈 200원으로 말라리아균을 분리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를 개발했다. '혁신'은 기계의 차가움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제공

두 번째 혁신의 불씨는 2013년에 지펴졌다. 프라카시는 우간다 지역 의료센터를 방문 중이었다. 우연히 그곳 주민이 문이 닫히지 않게 괴어둔 물건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그것은 원심분리기였다. 방문지 곳곳에서 수백만원의 장비들이 고장 나도 수리를 못해 방치돼 있었다. 그는 두 번째 숙제를 찾았다. 프라카시 교수는 손쉽게 쓸 수 있는 의료용 원심분리기를 만들기로 했다. 혈액을 넣고 빠른 속도로 돌리면 원심력으로 혈액 속 성분을 분리해주는 기기 말이다. 기존 원심분리기의 가격은 수백만원이었다.

어떻게 값싸고, 성능 좋고, 현지에서도 쉽게 쓰는 원심분리기를 만들 수 있을까. 연구팀은 처음엔 장난감 '요요'를 활용했다. 그런데 돌리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았고, 회전 속도도 느렸다. 1년 넘게 요요에 매달렸지만 연구는 진척되지 않았다. 그러다 한 팀원이 실팽이를 떠올렸다. 가운데 구멍이 2개 뚫린 동그란 물건에 실을 꿰고 실 양쪽을 잡고 늦췄다 당기면, 윙윙 소리를 내며 빠르게 돌아가는 장난감 팽이 말이다. 프라카시 교수팀은 실팽이를 응용해 혈액 성분을 분리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페이퍼퓨지'다.

페이퍼퓨지는 겉보기엔 장난감 실팽이와 똑같다. 원반과 실, 손잡이가 전부다. 원반에 혈액을 담은 작은 튜브가 달려 있다. 원반 구멍으로 끈을 관통시키고, 양쪽 손잡이를 당겼다 늦추길 되풀이한다. 그러면 가운데 원반이 회전하며 혈액 속 성분을 분리해낸다. 회전 속도는 최대 분당 12만5천 회(rpm)다. 일반 실험실에서 쓰는 원심분리기 '스탯스핀MP'의 최대 속도는 2만rpm이다. 연구진은 페이퍼퓨지를 이용해 15분 만에 혈액에서 말라리아균을 분리해냈다. 페이퍼퓨지의 무게는 2g. 전원 공급이 필요 없고, 작고 가벼워 운반도 편리하다. 조작도 쉽다. 페이퍼퓨지에 쓰인 원반은 폴리머 필름을 이용한 합성종이로 만들었다. 폴드스코프를 만들 때 쓴 것과 같은 재질이다. 잘 찢어지지 않고 방수도 된다. 제작비는 단돈 2센트(약 200원)이다. 상업용 원심분리기의 1만5천 분의 1 가격이다.

폴드스코프와 페이퍼퓨지는 같은 자양분을 먹고 자랐다. 공존과 공감이다. "지구상에는 전기나 기간시설, 도로 없이 사는 사람이 수십억 명에 이른다. 그들도 당신과 똑같은 건강 문제를 안고 있다." 프라카시 교수팀은 지난 1월, 페이퍼퓨지 연구논문을 <네이처>에 공개했다. 페이퍼퓨지는 이제 걸음마를 뗐지만, 벌써부터 다음 혁신이 기다려진다.

* 이 글은 한겨레21에 게재된 글입니다.

연재기사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

인기기사

  • 1 트로트 왕자 정동원, 해병대 입대하더니…“이찬혁인 줄 알았네” 말 안 하면 못 알아볼 180도 달라진 근황 포착
  • 2 “지난달 방송에서 봤는데…” 제대로 ‘아사리판’ 난 조인성 인스타그램 근황 :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싶다
  • 3 조용히 남양주에 잠적한 서인영이 사업가 남편과 이혼할 때 들고나왔다는 이것 : 이목구비 자동 확장되는 솔직함이다
  • 4 스트레이 키즈 필릭스가 ♡ 붙이며 인스타에 ‘단독’ 공개한 이재용 직찍 : 어떤 인연인가 했더니… 이건 예상 밖이다
  • 5 '음료 3잔 횡령' 청주 빽다방 점주, 비난 여론 퍼지자 고개 숙이며 고소 취하 : 그러나 경찰 수사는 계속된다
  • 6 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출마로 '무주공산' 부산 북구갑, '조국 vs 한동훈 빅매치설'에 '하정우 출마설'까지
  • 7 설레는 봄의 정점 벚꽃의 엔딩이 빠르게 다가온다 : 벚꽃 축제 어디로 가볼까
  • 8 국힘 서울 지지율 13%에 뿔난 배현진의 장동혁 사퇴 공개 요구, “애당심과 결단 기대한다”
  • 9 "미국의 이란 공습은 전쟁범죄 가능성", 미국 국제법 전문가 173명이 공개 서한 보냈다
  • 10 "홍명보 나가" 김영광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새 사람 추천했다 : 수원 삼성 팬들 불쾌감을 드러냈다

허프생각

휴머노이드 로봇이 불러올 노동 시장 변화 먼 미래 일 아니다, '로봇세' 도입 논의 미뤄선 안 돼
휴머노이드 로봇이 불러올 노동 시장 변화 먼 미래 일 아니다, '로봇세' 도입 논의 미뤄선 안 돼

인간이 만든 기계가 창출한 부, '인간의 가치'에 재투자해야

허프 사람&말

메타 CEO 저커버그 'AI 안경 대중화' 승부수 : '녹화기능' 프라이버시 문제는 과제로
메타 CEO 저커버그 'AI 안경 대중화' 승부수 : '녹화기능' 프라이버시 문제는 과제로

누군가 당신을 찍고 있다

최신기사

  • '탄핵 1주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활절 맞아 옥중 메시지를 보냈다
    뉴스&이슈 '탄핵 1주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활절 맞아 옥중 메시지를 보냈다

    "구원의 소망을 품고..."

  • 지옥이 펼쳐질 것 트럼프 또 '최후통첩' : 이란은 되받아쳤다 미국에 지옥 문 열릴 것
    글로벌 "지옥이 펼쳐질 것" 트럼프 또 '최후통첩' : 이란은 되받아쳤다 "미국에 지옥 문 열릴 것"

    답답해서, 불안해서, 심심해서?

  • 국힘 컷오프에서 기사회생한 김영환이 ‘윤어게인’ 윤갑근과 맞대결 벌인다 : 충북지사 대진표에 관심
    뉴스&이슈 국힘 컷오프에서 기사회생한 김영환이 ‘윤어게인’ 윤갑근과 맞대결 벌인다 : 충북지사 대진표에 관심

    3부리그? 4부리그?

  • [허프 트렌드] 샤넬·불가리·까르띠에 한국만 또 가격 인상 : 중동 전쟁 장기화로 수입 원가 늘었다지만 글로벌 흐름은 딴판
    씨저널&경제 [허프 트렌드] 샤넬·불가리·까르띠에 한국만 또 가격 인상 : 중동 전쟁 장기화로 수입 원가 늘었다지만 글로벌 흐름은 딴판

    우리가 호구냐

  • 트럼프는 오래전부터 입버릇처럼 2주를 외쳤다 : 집권 1기부터 등장한 '마법의 단어'
    글로벌 트럼프는 오래전부터 입버릇처럼 "2주"를 외쳤다 : 집권 1기부터 등장한 '마법의 단어'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 꽃 피는 봄, 불청객 미세먼지가 함께 찾아온다 : 미세먼지를 둘러싼 잘못된 상식들
    라이프 꽃 피는 봄, 불청객 미세먼지가 함께 찾아온다 : 미세먼지를 둘러싼 잘못된 상식들

    자칫 피해 키울 수 있다

  • [허프 생각] 휴머노이드 로봇이 불러올 노동 시장 변화 먼 미래 일 아니다, '로봇세' 도입 논의 미뤄선 안 돼
    보이스 [허프 생각] 휴머노이드 로봇이 불러올 노동 시장 변화 먼 미래 일 아니다, '로봇세' 도입 논의 미뤄선 안 돼

    인간이 만든 기계가 창출한 부, '인간의 가치'에 재투자해야

  • “지난달 방송에서 봤는데…” 제대로 ‘아사리판’ 난 조인성 인스타그램 근황 :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싶다
    엔터테인먼트 “지난달 방송에서 봤는데…” 제대로 ‘아사리판’ 난 조인성 인스타그램 근황 :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싶다

    악플 부대.

  • 조용히 남양주에 잠적한 서인영이 사업가 남편과 이혼할 때 들고나왔다는 이것 : 이목구비 자동 확장되는 솔직함이다
    엔터테인먼트 조용히 남양주에 잠적한 서인영이 사업가 남편과 이혼할 때 들고나왔다는 이것 : 이목구비 자동 확장되는 솔직함이다

    여기 있는 거 다 합쳐도?

  • 스트레이 키즈 필릭스가 ♡ 붙이며 인스타에 ‘단독’ 공개한 이재용 직찍 : 어떤 인연인가 했더니… 이건 예상 밖이다
    엔터테인먼트 스트레이 키즈 필릭스가 ♡ 붙이며 인스타에 ‘단독’ 공개한 이재용 직찍 : 어떤 인연인가 했더니… 이건 예상 밖이다

    어떻게 인연이?

  • 신문사 소개
  • 윤리강령
  • 기사심의규정
  • 오시는 길
  • 인재채용
  • 광고상품문의
  • 기사제보
  • 청소년 보호정책
  • RSS
  •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일로 39-34 서울숲더스페이스 12층 1204호

  • 대표전화 : 02-6959-9810

  • 메일 : huffkorea@gmail.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상유
  • 법인명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주식회사
  • 제호 : 허프포스트코리아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03
  • 등록일 : 2014-02-10
  • Copyright © 2025 허프포스트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 발행·편집인 : 강석운
  • 편집국장 : 이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