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천지 비밀연합 주장'와 관련해 내놓은 사과가 오히려 새로운 논쟁거리를 남기고 있다. 당내 갈등을 수습하기 위해 사과를 내놨다고 했지만, 사과의 방식부터 조사 결과 공개 문제까지 논쟁은 오히려 더 거세지고 있다.
친석(친김민석)계에서는 김 대표의 사과를 '대승적 결단'이라 주장하지만, 피해를 입은 친청(친정청래)계는 공개 사과와 책임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3차 아시아정당국제회의(ICAPP) 총회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대표는 5일 오전 당 공식 유튜브 채널 '민티07'에 출연해 신천지 의혹과 관련해 "당원 여러분께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며 "솔직히 말씀드리면 불편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사 결과를 전면 공개하지 않은 결정을 두고 "전면 공개 방식으로 갔다 하더라도 내부에서는 지금과 같은, 또는 더 큰 다양한 문제 제기가 있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근거 없는 의혹 제기'에 따른 책임 문제를 놓고는 "자연스럽게 정리해 갈 수 있다고 본다"며 "그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친석계는 김 대표의 사과를 높이 평가하며 그를 옹호하고 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전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김 대표의 사과를 두고 "당을 위한 선택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며 "전체적인 의원들의 평가도 그렇다"고 주장했다.
전용기 최고위원도 3일 페이스북에 "김민석 대표의 결단을 '거짓 주장 인정'으로 왜곡해선 안 된다"며 "갈등을 수습하고 당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내린 무거운 결단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사과를 빌미로 '책임지라'는 말부터 꺼내면 당내 갈등만 부추기는 꼴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친석계의 옹호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의 사과가 논란을 거꾸로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첫째, 김 대표는 매우 민감한 의혹을 제기해 '당내 분란'이 벌어졌음에도 정작 사과에는 책임을 비켜가는 표현을 썼다.
김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의총)에서 '3자 비밀연합'의 증거가 없었다고 인정하며 "혹여라도 본의 아니게 피해 입으신 분들께는 대단히 죄송하다"고 했다. 중대한 의혹을 제기해 놓고, 정작 그에 따른 상처에 대해서는 '본의 아니게'라는 표현으로 책임을 비켜가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둘째, 사과의 방식 역시 비공개를 택했다. 8월 전당대회 당시 공개적으로 '3자 비밀연합' 의혹을 제기했지만, 사과는 비공개 의총에서 이뤄졌다.
이날 '민티07'에서도 당원들에게 죄송하다고 밝혔지만, 의혹의 직접 당사자인 정청래 의원 등을 명시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정 의원이 전날 페이스북에 "사과는 가해자의 의무이고 용서는 피해자의 권리다"라고 지적하고, 이성윤·최민희·한민수 최고위원이 공개 사과를 거듭 요구하고 있다.
셋째, 피해를 주장하는 당사자들이 요구해 온 '조사 결과 보고'마저 김 대표의 결정으로 취소됐다.
당초 3일 의총에서 예정됐던 박선원 최고위원의 조사 결과 보고는 김 대표에 의해 무산됐다.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가 사과에 이어 '조사 결과 공개'까지 막아선 셈이다. 정작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조사 결과 공개를 요구해온 당사자들의 목소리는 사실상 무시됐다.
김 대표가 "자연스럽게 정리해 갈 수 있다"고 말했지만, 당 안팎에서 그에 대한 불신감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