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 장기간 이어진 약세에서 벗어나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미국 달러화가 중간선거 결과와 관계 없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프랑스 등 유럽의 정치적 불안이 커지면서 유로화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행인이 2026년 6월18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앞에서 미국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을 보여주는 전광판을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연합뉴스
닛케이아시아는 23일 "10월 초부터 엔화는 달러당 158엔에서 156엔대 후반 사이의 좁은 범위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며 "미국 중간선거와 프랑스의 정세 불안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일 전망이며, 전문가들은 달러화와 유로화의 약세를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이어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11월3일 미국 중간선거 이후 달러화가 엔화 대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한 일본 은행의 외환 딜러는 닛케이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예상대로 승리한다면 달러화를 안심하고 매도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될 것이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정치인 다수가 인공지능(AI) 규제와 데이터센터 과세를 지지하는 만큼, 민주당의 선전이 달러화 강세를 뒷받침해 온 AI 관련 주식의 상승세를 둔화시킬 수 있기 떄문이다.
공화당이 의회 과반을 유지하더라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일본 리소나은행의 히로카네 치아키 고객 담당 매니저는 닛케이아시아에 "(공화당이 우세를 보여도) 재정 및 정책적 우려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 정책 방향이 명확해지면 엔화가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SBI홀딩스 산하 외환 마진거래 업체 SBI FX 트레이드의 사이토 유지 수석 고문이 분석한 결과, 1986년부터 2022년까지 치러진 중간선거 10차례 가운데 9차례에선 엔화가 11월 말부터 이듬해 1월 말까지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사이토 고문은 닛케이아시아에 "선거를 앞두고 쌓인 달러 매수 포지션이 점진적으로 청산될 것이다"며 "통화정책과 달러화 수급 상황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엔화는 유로화와 비교해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프랑스의 정치적 불안과 시위가 이어지면서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1일 5%를 넘어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닛케이아시아는 "국채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며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에 투자한 자금을 일본으로 옮기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일반적으로 유로화 매도와 엔화 매수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2일 엔화의 유로화 대비 환율은 한때 1유로당 176.02엔을 기록해 2025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일본 미쓰비시UFJ은행의 가와카미 테루마사 애널리스트는 닛케이아시아에 "올해 말까지 유로화가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프랑스 외에도 불확실한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이는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도 정치적 불안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와 벨기에에서는 프랑스에서 시작된 시위가 확산하면서 소요 사태가 발생했다.
닛케이아시아 산하 여론조사기관 QUICK이 시장 전문가 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3일 발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4%가 올해 말까지 엔화가 달러화와 유로화 대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6월 조사 때보다 두 배 늘어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