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기존 조선소 인수에서 신규 시설 건설로 미국 조선산업 진출 전략 방향을 틀었다. 현지 기업과 손잡고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첨단 기술을 앞세워 미국 조선업의 생산 기반을 새로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조선산업 재건 수요를 기회로 삼아 현지 생산 역량과 사업 기반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조선소 건설부터 인력 양성, 공급망 강화까지 아우르는 장기 투자에 나서며 한·미 조선협력에서 입지를 넓히려는 것이다.
특히 디지털 트윈과 로봇 용접 등 미래 조선소 기술을 적용해 기존 노후 조선소를 재가동하는 방식과 차별화를 꾀하기로 한 만큼 HD현대가 미국 현지 조선산업 속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HD현대가 미국 키윗과 합작법인 'HD키윗조선'을 설립하고 현지에 스마트 조선소를 새로 건설하기로 했다. ⓒHD현대
HD현대는 22일(현지시각) 미국 최대 건설·엔지니어링·인프라 기업 키윗과 ‘조선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HD현대와 키윗은 7월부터 미국 현지에서 선박 공동 건조와 선박용 블록 및 모듈 생산 협력을 추진해 왔고 합작법인 설립으로 협력관계를 확대하게 됐다.
두 회사가 세울 합작법인의 이름은 HD키윗조선(HD KIEWIT SHIPBUILDING)이다. HD현대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조선소 운영 노하우에 키윗의 대규모 제작·건설 수행 능력을 결합해 미국 조선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HD키윗조선은 미국 내 산업부지에 첨단 스마트 조선소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HD키윗조선의 신규 조선소는 2027년 착공해 2029년부터 본격 가동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당초 HD현대는 미국 생산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현지 조선소 인수를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예 새로운 시설을 짓는 것으로 규모를 확장한 것이다.
HD현대도 이번 사업이 기존 노후 조선소를 인수해 재가동하는 방식이 아닌 새로운 조선소를 건립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신규 조선소가 미국 내 선박 건조역량 확충과 조선 생태계 구축을 앞당기고 미국 조선산업의 재건 및 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에 따르면 이번 신규 조선소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현지 고용 인력은 3천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는 기술 교육을 통해 인력을 양성하고 미국 내 공급망 강화를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신규 조선소에는 HD현대가 추진하는 ‘미래 조선소’ 모델과 디지털 생산 기술이 미국 조선소 가운데 처음으로 적용된다. HD현대는 디지털 트윈과 자동화 생산시스템, 로봇 용접 등 첨단기술을 도입해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든 과정이 데이터 기반으로 운영되는 스마트 조선소를 구축한다.
합작법인 HD키윗조선은 미국 해군의 군수지원함과 상선 분야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선박 블록과 모듈을 제작해 미국 다른 조선소에 공급하는 사업도 검토한다. 향후에는 항만 인프라 분야로 사업 협력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도 지니고 있다.
HD현대그룹 조선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의 최한내 기획부문장은 “HD키윗조선의 출범은 미국 조선산업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HD현대의 의지와 비전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역량을 결집해 미국 조선산업 재건과 한·미 조선협력 확대에 기여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