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국방정책 특보인 육군 대장 출신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연일 거친 설전을 주고받으면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김병주 의원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하며 '즉각 응징'을 경고하자, 김여정 부장은 "입을 당장 닥쳐야 한다"고 원색적으로 맞받아쳤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강조해온 남북관계 개선 구상도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군사적 긴장을 관리하고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20일 주요 지휘관들과 함께 남부 국경 요새화 공사 현장의 주요 지점들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22일 새벽 담화를 통해 모든 국경선에 '새로운 대응수단'이 임무 대기 태세에 들어갔으며, 대남 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대기 상태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또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문제 삼으며 남측이 실수라도 범한다면 모든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 부장은 특히 김병주 의원을 직접 겨냥해 "청와대 국방정책 특별보좌관이라는 자는 횡설수설말고 입을 당장 닥쳐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는 전날 김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의 위협을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한 데 대한 반응이다. 김 의원은 해당 게시글에서 "북한이 경거망동하는 순간, 즉각 응징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양측의 설전은 지난달 21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와 북한군의 군사분계선(MDL) 침범 문제에서 비롯됐다.
우리 군이 북한군의 월선에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으로 대응하자, 북한은 이를 도발로 규정하며 대남 확성기 재가동과 '전술적 타격수단'의 증강 배치를 예고했다. 북한은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책임 역시 부인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군사적 대응과 대화를 병행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국방부는 20일 북한의 추가 도발에 단호히 응징하겠다고 밝혔고, 통일부는 군사분계선의 평화적 관리를 위한 소통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김병주 의원 역시 이날 오전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군사적으로는 도발한다면 즉각 대응하고 철저히 대비 태세를 유지하지만,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관리해야 하지 않느냐"며 "이제는 좀 더 긴장 완화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정부의 대화 제의에 호응하기는커녕 군사적 위협 수위만 높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1일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정부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일관되게 이어 나가겠다"며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도 이제는 함께하기를 기대하고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이 넘었지만 남북관계에서 뚜렷한 개선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관계 개선의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남북 정상회담 성사 등과 비교하는 시선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