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처음에는 낮은 마진으로 고객을 확보한 뒤 공급물량을 늘려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대신 기존 빅테크 고객의 단납기 프로젝트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대표이사 회장은 국내외에서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데이터센터 투자를 주도하는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지출 증가율이 올해 정점을 찍고 꺾일 것이라는 투자은행들의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는 초대형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를 대규모로 구축·운영하는 기업을 뜻한다.
구자균 LS일렉트릭 대표이사 회장(사진)이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지출 증가율 정점 전망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바탕으로 증설에 나섰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증권업계 안팎을 종합하면 LS일렉트릭은 3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증설 의지를 밝혔다.
LS일렉트릭은 21일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8778억 원, 2335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4%, 132%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2.4%로 전년 동기 대비 4.1%포인트 높아졌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률은 분기 사상 최고였다. 또 이번 실적을 통해 LS일렉트릭은 업계 최초로 100분기 연속 연결기준 영업 흑자를 달성했다.
신규 수주와 수주 잔고도 각각 1조5928억 원, 7조43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33%, 73% 급증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3분기 LS일렉트릭의 실적을 이끈 것은 미국 데이터센터향 배전반이었다.
3분기 배전반 매출은 541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 늘었는데, 이 가운데 미국 데이터센터향 비중이 약 80%에 달했다. 또 3분기까지 누적 신규 수주 가운데 데이터센터향 비중은 50%를 넘었다.
이에 관해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22일 LS일렉트릭 분석 보고서에서 미국 하이퍼스케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공급용 배전 제품이 3분기 실적 호조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LS일렉트릭은 실적 호조 흐름을 타고 생산능력 추가 확대와 증설 일정 단축을 검토하고 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이 정리한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 내용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배전반을 주로 생산하는 미국 유타 공장 증설 완료 목표 시기를 2027년 8월로 잡았으나 일정 단축을 검토하고 있다. 유휴 부지에는 추가 증설도 고려하고 있다.
유타 공장 증설 완료 전 발생하는 단기 수요는 충북 청주 공장 가동률 상향과 협력업체 증설로 대응한다. 최종적으로는 2030년까지 전체 배전반 생산능력을 3배 이상 늘린다.
미국 텍사스 배스트럽 캠퍼스에서도 배전기기 생산라인 가동을 확대하고 있으며,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
또 자회사 LS파워솔루션을 통해 2028년 하반기 정상 가동을 목표로 초고압 변압기의 생산능력을 연 1천억 원에서 3천억 원 규모로 확대한다. 중저압·배전 변압기 역시 2027년 하반기 정상 가동을 목표로 생산능력을 연 1천억 원에서 3500억 원 규모로 키운다.
LS일렉트릭은 고객별 수익성 전략도 밝혔다. 배전반 신규 고객에는 초기에 낮은 마진으로 진입한 뒤 공급 규모가 커지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간다고 설명했다. 기존 빅테크 고객을 대상으로 한 단납기 프로젝트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LS일렉트릭이 증설의 규모와 속도를 키우고 있는 것과 달리,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본지출 증가율은 2026년을 기점으로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9월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지출 증가율이 2026년 약 100%에서 2027년 54%, 2028년 12%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지출이 현재 영업 현금 흐름을 초과하면서 부채 조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7월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UBS 역시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지출 증가율이 2025년 70%에서 2026년 76%로 정점을 찍은 뒤 2027년 25%, 2028년 6%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보도에서 스위스 자산운용사 LFG ZEST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알베르토 콘카도 "자본지출로 현금 흐름이 거의 완전히 고갈되기 시작했다"며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지출 증가에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관해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LS일렉트릭 분석 보고서에서 "리스크는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 둔화와 빅테크 수주 공백 가능성"이라고 짚었다.